남면 율곡리가 고향인 한밭대학교 건축공학과 이용택 교수를 남해포럼 공명수 회장의 추천으로 만나서 인터뷰했다. 이 교수는 경남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공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후 청운대 교수를 거쳐 2002년부터 한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밭대학교는 독자들에게 좀 낯선 대학이다. 어떤 대학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국립 한밭대학교는 1927년 개교(홍성공립공업전수학교)하여 94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전공업고등고, 대전공업전문대학, 대전개방대학교, 대전산업대학교를 거쳐 1993년 한밭대학교 출범하여 2012년부터 교육법적으로 일반대학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건축공학과는 한밭대학교 개교와 함께 1927년에 개설하여 94년 동안 7,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국 최대의 학과 정원을 보유하고, 건축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복합구조, 강구조 등), 건축시공·재료, 건축환경·설비·계획 분야로 특화되어 있다. 특히, 최근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건축엔지니어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우수한 연구역량을 갖춘 교수진을 갖추고 있다.

▲융합건축시스템학과 학과장을 맡고 계신데, 학과 이름을 보면 건축에서도 융합이 화두인 것 같다.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과인지 소개한다면
첨단 ICT, IoT 등에 기초하여 스마트 건축도시계획 및 개발, 주거 및 산업단지 건설, 자연 및 에너지 개발, 도로 및 교통, 상하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 건축물의 리모델링과 유지관리보수 및 지속가능한 환경관리에 관한 이론과 실무 응용능력을 교육함으로써 사회기반시스템을 창조하는 글로벌 인재양성을 목표로 최근의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시대적 사회변화 요구 및 재직자 중심의 평생교육지원 사업에 따라 신설된 학과(기존의 건축·토목·도시공학의 융합)로서 현재 대전시(구) 및 관공서 공무원, 산업계 대표 등이 1,2,3학년에 재학 중이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연구를 주로 하는가? 주전공을 알려주시고 건축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시는지도 소개한다면
연구분야는 건축의 3요소 구조(안전), 기능(환경/설비), 미(디자인, 조형성) 중에서 균열이나 처짐, 대변형, 부분적인 파손, 전체 붕괴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건축구조이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건축물은 철근콘크리트 구조(Reinforced Concrete Structures, R/C조)나 강구조(Steel Structures, S조), 조적조, 벽식구조, 목구조, 기타 등으로 건축되어 있다. 이 중 저의 세부전공은 R/C조이다. 한국연구재단(구 한국과학재단)의 일반과제나 중견과제, LH공사(구 대한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건설산업계 등으로부터 다수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주제는 R/C부재의 내진성능 평가 또는 내진보강 효과 평가 등이다. 건축설계는 1점부터 100가지의 점수를 부여할 수 있지만, 건축구조 안전은 0점(사고발생) 아니면 100점(무사고)이라는 2가지 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아시면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다. 이에 저는 건축구조 안전 관련 국민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축에서 융합이란 무엇을 뜻하나? 현실에서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개막으로 ICT, IoT, 빅데이터 등 스마트와 전공의 융합은 시대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전공간 융복합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스마트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공에 관계없이 4차 산업혁명 관련 가장 빠른 실현으로 예측하는 것 중 하나가 무인자동차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무인 자동차는 사무실, 식당, 침실 등 다용도로 사용될 것이므로 건축설계는 지하주차장을 공연장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무실의 칸막이와 지정된 자리는 없어지고 넓은 공간만으로, 우편 등 각종 배달은 입출식 베란다에 드론으로, 관공서 등 건물 정면 주정차 공간은 사라지고, 민원인은 무인자동차로 순서를 기다리며 업무처리하는 등 건축물 설계의 개념이 많이 바뀔 것이다. 건설 관련 스마트 융합의 예는 IoT(사물인터넷)와 3D GIS(지형공간시스템) 융합 스마트 건축물관리시스템,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홈, 건축물 안전관리 실시간 모니터링, 지능형 로봇, 무인 교량점검 및 로봇(U-BIROS), PSC Box 거더교 점검용 로봇(I-BIRO), 수중건설 로봇, 초고층 건축용 볼팅로봇, 3D 프린팅 주요기술(미국 컨투어 크래프팅, 네델란드 카머메이커, 이탈리아 D-Shape Ltd, 중국 상해영창식설계공정회사 등), 빅데이터 활용 에너지소비 분석/건물에너지 진단 및 관리, AI기반 건물환경제어/건설공정표 등이며 이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은 계속 개발하고 있다.

▲건축 관련 교수로서 좋은 건축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편리하고 안전하고 쾌적하면서 보기에 좋은 디자인(조형성)의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해에서의 좋은 건축이란 대지 평탄을 위하여 절개와 성토하는 공사없이 주변 자연환경과 잘 어울리도록 세워지는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시대변화에 따라 1인가구 등의 등장을 목도하면서 고립과 불평등을 공유와 교류 그리고 소통 및 연대라는 사회적 인프라로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살아야 할 삶의 공간을 담은 건축은 단순 주거의 의미를 초월하여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연계한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교육과 문화, 복지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고민을 하면서 저출산고령화를 포함한 경제, 사회문화적인 양극화를 해소하는 공동체의 마당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가 중 한 분인 김중업 건축박물관 기념비문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건축은 인간에의 찬가입니다. 알뜰한 자연 속에 인간의 보다 나은 삶에 바쳐진 또 하나의 자연입니다. 자연 속에 건축이, 건축 속에 자연이 서로 감싸고 꿰뚫어 조화롭게 호흡하는 모습이란 인간이 이루어 놓은 극치라고 할 것입니다. 건축을 종합예술이라고 하고 질서의 샘이라고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좋은 건축물이 남해에 조성되기를 소망한다.

▲그동안의 연구이력, 수상이력, 건축이력 등을 소개한다면
지진하중을 받는 철근콘크리트 공조의 동적 거동(석사논문), 철근콘크리트 기둥에서 띠철근의 콘크리트 구속효과와 내진거동에 관한 연구(박사논문) 등 지금까지 국내외 논문 발표는 약 200여 편이다. 
기존 건축물 안전진단과 보수보강방안 제시와 각종 연구보고서 약 100여 편의 실적으로 나름대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였다고 자부하고 있다. 수상이력으로는 국토교통부장관 표창, 국제학술대회 우수논문발표상, 한국건축단체총연합회(FIKA) 공로패, 대한건축학회 학술상/우수논문발표상/공로패/감사패, 대한건축학회교육원 공로상, 대한건축학회지회연합회 논문상, 한국구조물진단유지관리공학회 학술상/우수논문발표상/비파괴기술경진대회 대상,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학술상, 한국콘크리트학회 우수논문발표상 등이 있다. 건축구조설계 실적으로 대해물산 냉동공장(부산), 인천 갈산지구 주공 PC아파트(조립식). 역삼빌딩(서울 역삼동), 한국수출산업공단 사옥(서울) 등이 있다.

▲건축, 도시, 환경적인 관점에서 남해는 어떤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할까
남해의 정체성, 차별화, 특성화는 자연과 청정환경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산과 바다, 그리고 힐링 정주/휴양이라는 보물 가득한 섬으로서 자연경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건축·도시·환경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곳에서나 산과 바다를 가로막는 건축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사우스케이프 호텔과 클럽하우스이다.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아서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산과 바다의 조망을 최상위에 두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절개하고 평탄면 만들어서 건축한 것이 아니라 자연훼손은 거의 없으면서 산의 능선 곡선과 어우러지면서 튀지 않고 바다 조망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건축가의 고민이 매우 많았던 우수한 건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서울 등 대도심지에서 행해지고 있는 기존 건축물 리모델링 사례(남산에서 한강 조망되도록 기존건물 중간부분 오픈닝 등)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남해는 향후 일어나는 건축행위에 있어서 시작부터 자연존중으로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요즘은 건축, 토목, 도시, 환경 등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 셋째도 사람, 하나의 도시를 중심으로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시를 가장 빛나게 해주는 컨텐츠는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여기에 각종 인프라 등으로 사람중심의 스마트 건축도시, 지속가능한 사람중심의 스마트 도시재생, 재난과 범죄로부터 안전한 건축과 도시 실현, 지방도시의 위기와 공공시설 복합화, 미래 삶의 공간 공동체 주택과 제로에너지 향한 도전 등으로 저출산 고령화의 위기와 다음 미래세대가 살고 싶어하는 삶의 공간을 제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고향 남해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면
남면 율곡리 405번지에서 태어나, 남명초등학교 제52회(1974년)로 졸업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남명초등학교 운동장 둘레 줄지어진 아름드리 고목에 활짝 핀 벚꽃 장관과 비 온 후 내리는 벚꽃눈, 그리고 친구들과의 벚꽃눈싸움 했던 것이 가장 추억에 남는다. 그러나, 현재 그 벚꽃나무는 잘려나가서 빈자리만 바라보게 되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너무 크다. 반면, 경부고속도로 청주IC로부터 보게 되는 진입로 가로수길이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잘 보존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힐링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환경의 고마움을 느낄 때마다 아쉬움은 더욱 커져간다. 남해의 가치는 자연환경 보전과 청정유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기타 가족관계나 고향의 친지분들은
아내와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자녀들 또한 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저와 같은 전공의 길을 걷고 있다. 본가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언젠가 고향집에서 생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의 산소는 수시로 방문하는 편이며, 아버님의 원고향은 가천다랭이 마을이라 친지들은 주로 가천에 계시거나, 서울, 부산, 대구, 마산, 진주 등에 진출하여 각 자리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인간중심의 건축을 지향하고 있는 이 교수를 만나고, 숨어있는 보석을 발굴한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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