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결정은 국가나 자치단체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결과를 예측·분석하고 채택하는 과정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결정은 장래의 행정활동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인 것이다. 군민 모두에게 편리함이나 이익이 동시에 주어지는 정책결정이 가장 좋겠지만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과 같이 대부분의 정책결정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정책결정자인 군수의 고민이다. 그래서 군수와 공직자들이 최선의 방안을 만들어 가는 고심하는 과정이 정책결정이다. 

그 결정의 결과로 공익을 보는 다수의 군민이 존재하지만 한편에서는 그 결정으로 인해 피해나 상대적인 박탈감이 함께 수반하는 정책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쓰레기 매립장 위치 결정. 도시계획도로 노선 결정에 따라 편입되는 주택, 군청사에 편입되는 부지 등 크고 작은 많은 정책 결정으로 군민 대다수의 공익적 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보상은 받겠지만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들에게는 불편한 삶이 지속된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인들의 호소 들어준 신속한 결정 

장충남 군수가 지난 6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화전로 일방통행 철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남해읍 시장아랫길-회나무 구간의 교통정체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군민 보행안전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9년 12월 계획 수립,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2020년 6월 시범운영ㆍ8월 전면 시행했다. 

많은 절차를 거쳐 진행된 ‘남해읍 일방통행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분석하고자 지난 1월 27일에는 남해읍에서 읍 이장단장, 읍 주민자치회, 전통시장번영회, 통행로 인접 마을 이장과 행정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남해읍 일방통행로 시행에 따른 중간점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교통정체 해소, 군민 보행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정책이었다. 

또한, 올해 군민을 상대로 일방통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일방통행 해제를 반대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 군민 대다수가 일방통행이 좋다는 의견이고,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장충남 군수는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 중심으로 상인들은 줄어든 매출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고 계속되는 적자 운영으로 인한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생존이 걸린 현실에서 화전로 일방통행 정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여론을 충분히 인지하고 신속히 해제 결정을 했다고 판단된다. 오죽 힘들면 좀처럼 같이 행동하기 쉽지 않은 상인들이 철회를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서기까지 했겠는가.

함께 살아가는 배려가 필요

이 시점에서 장충남군수의 해제 결단에 맞추어 우리 군민들이 조금 불편해질지 모르겠지만 코로나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인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2차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미군 보병 분대 하나가 고립됐다. 이미 식량은 바닥났고, 물마저도 신병의 수통에 한두 모금 마실 양이 전부였다. 그때 분대장이 마지막 전투가 될지 모르니 필요한 사람은 물 한 모금 마시고 전의를 다지자고 제안했다. 

계속되는 전투에 배고프지 않은 사람과 목마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계급 순으로 분대장부터 신병이 가지고 있는 수통의 물을 한 모금씩 마시기로 했다. 만약을 위해 물을 아끼며 보관했던 신병은 낙담했다. 물이 자신까지는 차례가 돌아올 수 없는 양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신병은 제일 마지막으로 수통을 건네받자마자 왈칵 울음을 쏟아냈다. 수통의 물이 자신이 제일 처음 분대장에게 전달할 때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려는 이처럼 뭉클한 감동을 주면서 우리 사회를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위해 이 정도 이상의 배려는 꼭 필요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