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환경을 날을 맞아 군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한 환경 주제 의견말하기와 그림그리기 대회에는, 비대면이었음에도 의견말하기에는 56명, 그림그리기에는 258명의 학생들이 응모했다. 그만큼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반증이겠다. 남해는 비교적 환경 청정 지역이지만 이럴수록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겠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들은 수준도 높았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첨예한 문제의식을 지닌 글들이어서 꼼꼼한 심사를 거쳐야 했다. 어른 못지 않은 시야와 대안이 담겨 뿌듯했다. 입선한 모든 학생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등외가 된 학생들에게도 더욱 큰 애정을 가져달라 부탁드리고 싶다. 
입상작을 연재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김미숙, 임종욱]

환경 주제 그림그리기 고등부 대상 

 

환경 의견 말하기 초등부 대상 

강 민 주남해초등학교 6학년
강 민 주
남해초등학교 6학년

레인보우 워리어

환경오염, 너무나도 발전을 중시한 탓에 일어난 지상 최대의 악몽,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공기는 시커맸고, 원자로 발전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계속 사용하다가 여러 번 원전사고가 일어났다. 땅은 쓰레기 매립 때문에 죽어갔고, 지구상에는 인간이 보호한 소수의 동물과 식물을 뺀 모든 생명체가 소멸했다. 태평양에 있던 쓰레기 섬은 이제 작은 땅을 가진 국가의 20배를 웃도는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곳에 더 이상은 머물 수 없다 생각한 인간과 AI들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인류 이전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화성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거주공간을 만들고, 마지막 남은 깨끗한 공기를 털어 넣어 숨을 쉴 수 있게 해 두었다. 식물을 많이 심어 공기의 순환이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지구를 떠났다. 그야말로 훌쩍 떠나버렸다. 지구에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았단 듯이.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대한민국의 작은 농촌마을, 결국 마을 사람들만 지구에 남겨지게 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저것 좀 봐요, 로켓이에요! 로켓 수십 대가 날아오르고 있어요!”
한 꼬마가 소리쳤다. 꼬마의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요즘 텔레비전도 안 나오고, 외지에서 물건 팔러도 안 오고 하더니…….”
“잠깐만요, 아빠.”
아이의 엄마가 황급히 휴대폰을 뒤져 보았다.
“사람들이 지구를 떠났대요. 이제 우리 마을 사람들 빼고는 지구에 아무도 없다고요!”
“뭔 상관이대냐. 사람이 없다고 한들 원래 지구에 사람이 없었을 때도 잘 살았잖냐. 우리만 남는다고 달라질 거 없다. 그냥 자연에서 얻어가고 자연에게 돌려주며 잘 살면 되는 것이여. 게다가 지구는 스스로 회복할 수 있어. 자연을 해치는 사람들이 훨씬 적어졌으니, 이제 빠르게 회복할 것이여. 우리는 그저 옆에서 쓰레기 주워주고, 쓰레기 안 내보내고, 아끼며 살아가면, 그러면 되는기라.”
할머니가 태연하게 말했다. 마치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그냥 원래처럼 잘 살면 되는 거라고 말했다.
지구상에 마을 사람들밖에 남지 않은 첫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이 맴돌았다.
‘왜, 정화할 생각은, 아껴줄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떠나버린 거야? 아직 기회가 있었어. 망쳐놓았으면 고쳐놓고 가든가 해야지……. 아직 고칠 기회가 있었는데 왜? 지구가 불쌍하잖아. 원래 말 못할 정도로 예뻤는데, 고작 몇 백 년 사이에 재 투성이가 되버렸어.’
아이는 지구를 재 투성이로 만들어두고 떠나버린 사람들을 원망했다. 아직 기회가 있었는데,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훌쩍 떠나버렸다. 아니, 어쩌면 기회가 있는 것을 몰랐을지도.

매일 그런 생각을 하며 지냈다. 작은 아이였던 아이는 어른이 되어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서서히 늙어갔다. 그렇게 아이였던 어른이 서서히 늙어가는 동안 지구는 점점 젊어졌다. 재 투성이였는데 다시 원래의 예쁜이가 되어갔다.
지구가 젊어져갈 동안, 지구를 떠난 사람들은 화성을 재 투성이로 만들고 있었다. 화성도 원래는 깨끗했는데, 지구처럼 재 투성이로 만들어버렸다. 사람들이 말했다.
“아아! 지구를 정화하진 못할망정, 또 다른 행성 하나를 재 투성이로 만들다니……! 이제는 살 곳도 없는데 어쩌면 좋을꼬?”
이번에는 화성에서 로켓들이 날아왔다. 아이였던 할아버지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 80년 세월 동안 못 보았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구나!”
화성으로 갔던 사람들은 굉장히 놀랐다. 지구가 다시 깨끗해져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사람의 흔적도 발견했다. 얼떨결에 마을의 최고령자가, 아이였던 그 할아버지였단 걸 알게 되었고, 많은 언론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어떻게 지구를 깨끗하게 만드셨나요? 마을 사람들뿐인 이곳에서 사람을 그리워하지는 않으셨나요?”
아이였던 할아버지가 말한다.
“우리가 지구를 깨끗하게 만든 게 아니요. 지구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이지. 우리가 한 것은 쓰레기를 줍고, 나무를 심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 것뿐이요. 작은 실천만으로도 지구는 건강해졌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행동에 동참한다면 지구는 재 투성이가 되지 않고, 언제까지나 생물들의 아름다운 터전으로 남아 있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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