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준 홍남해커피마을협동조합 대표(남해미래정책연구소 소장)
문 준 홍
남해커피마을협동조합 대표
(남해미래정책연구소 소장)

배신(背信)이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 간의 배신도 아픈 상처를 남기지만 공동체를 향한 배신은 더욱 큰 상처와 고통을 남기는 법이다.

6월 22일 남해군은 지난 달 한국남동발전에 제출했던 LNG발전소 유치의향서를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기자회견에서 “남해군이 구상해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아니라 발전소의 공모방식에 응한 것”이므로 졸속 추진이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항변했다.  

배신이라도 이런 엄청난 배신이 있을까! 지난 남해군의 역사와 현재의 처지 그리고 미래의 희망 등을 생각해 본다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2년으로 돌아가 보면 그 때의 우리 남해는 ‘서면지역 화력발전소 찬반 주민투표’로 심각한 갈등을 겪었었다. 그리고 남해군민은 지혜로운 결정을 내렸다. 

“다시는 행정책임자의 치적용으로 우리의 땅을 함부로 내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허울만 좋은 공장이 아니라 앞날을 내다보는 미래 산업과 치유 산업을 통해서 남해의 운명을 개척해 가야 한다”라고!

그렇기에 지난 역사를 거울삼아서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일로 남해군민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공동체를 훼손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또다시 ‘업적 쌓기’를 목적으로 지난 2012년 남해군민의 위대한 결정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배신>인 것이다. 

2015년에는 100만 명 이상이 찾았지만 2019년 이후에는 관광객이 그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독일마을의 사례를 보면, 군민의 마음과 상식에 반하는 배신의 정치는 남해의 곳곳에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쇠퇴하는 독일마을을 부활시키기 위하여 인근 8개 마을 상생협의체까지 구성하여 나름의 의미 있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만약에 그 인근에 1만 평 이상의 태양광발전소가 위치한다면 관광객에게 던지는 남해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렇다면, 피 같은 군민의 세금을 포함한 120억 원을 들여서 추진한다는 독일마을 인근 지역관광 개발 사업은 시작부터 그 확장성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는 곧 남해의 미래에 대한 <배신>이 되는 것이다. 

남해군과 남해군수는 남해경제공동체를 부활시킬 정책을 개발할 책임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조건과 우리의 미래에 가장 적절한 협력자를 우리의 눈과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남해의 미래를 좌우할 LNG발전소를 남해군의회와의 사전협의도 없이 단지 발전소의 공모방식에 따라가는 방식으로 수동적으로 접근하거나, 독일마을권역 공모사업의 취지에 반하는 태양광발전소를 주변에 존치시키거나 하는 근시안적인 행정으로는 남해의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 

이제 우리 남해군민은 화력발전소든 IGCC든 아니면 LNG발전소든 또는 태양광발전소든 그 수많은 ‘발전소’가 진정으로 우리를 살릴 방책인지를 보다 솔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처해 있다. 

과거란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이자 역사이고 미래를 향한 길잡이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