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상반기 남해군 인사가 곧 있을 예정이다. 이번에는 조직개편을 포함한 대규모 승진인사가 예정되어서 그런지 승진후보자들은 기대심리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영광스런 간부로 승진이 된다면 소속직원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리더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처음 간부로 임용장을 받을 때는 기분 좋은 것만 생각하게 되지만 그 이후는 군수의 새로운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1,2개월을 보내다가 적응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스스로 일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원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즉, 직원에게 업무를 부여하고 성과를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리더다. 군청의 간부는 조직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그 권한인 영향력을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 것인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간부의 리더십일 것이다.

‘함께 성장하는’ 간부와 ‘무사안일 하는’ 간부 

팀장이나 직원으로 근무할 때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승진하고 간부가 되어서 좋은 평가와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그 반대의 평가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처럼 세상과 사람 마음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 것이 알 수 없는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다. 

‘업무추진에 있어 소통하면서 직원들을 그 과정에서 성장’시켜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간부도 있지만 또 어떤 간부는 소통보다는 ‘내 생각이 맞을 거야’라는 생각에서 ‘직원을 아직도 부하인 도구’정도로 판단해서 업무를 추진해 간다는 것이고, 소신 있게 창의적인 업무를 개발하고 제안하면 뭐하러 새로운 일을 시작하느냐고 하는 간부도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출신 젊은 공무원들은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며 ‘공정’이라는 가치에 매우 민감한 세대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이라 불릴 정도로 신분이 안정되고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매우 선망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무원이 된 1990년대생들은 이런 ‘꼰대’ 간부에 실망하고 공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아날로그 업무 환경에 좌절해서 능력 있고 유능한 신규 공직자들이 시작하자마자 공직을 떠나기도 한다. 

직원을 격려하고 연구하고 고민하게 해서 성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간부에게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물론 성과를 위해 팀원을 활용하다가 그 팀원이 뛰어나서 스스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가 같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팀원이 느끼는 차이는 분명하다. 직원들은 자신을 부하로만 생각하는 간부와 나를 성장 발전시키고, 성과를 공유하려고 하는 간부를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직원 자신을 알아봐 주는 ‘인정받는 욕구’를 충족 시켜 주고 정책추진 경험을 통해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어떤 간부가 좋은 간부일까. 참고자료가 있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MB) 정부는 <성공적 국정 운영을 위한 ‘장관 매뉴얼’>을 발간했다. 성공하는 장관의 특징으로 ▶전문성 ▶조직 내 소통 ▶적절한 업무 위임 ▶강직함과 청렴성 ▶핵심 문제에 대한 역량 집중을 꼽았다. 그러면서 장관은 “국정 전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데도 부처 이익을 대변하는 부처이기주의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와는 사정이 좀 다른 세계이지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2017년 낸 <Thank You for Being Late(늦게 와줘서 고마워)>란 책에는 “어제 입사한 신입사원이 30년 된 숙련 기술자보다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30대가 50대보다 20년이나 어린데도 어떻게 50대를 따라잡을 수 있는지 신입 사원이 30년 베테랑 사원보다 일 더 잘할 수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디지털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간부가 될 사람은 젊은 신규직원이 쌓아온 경험보다도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장관 매뉴얼, 특히 부서 이기주의의 경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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