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범근 감독과 함께
사랑하는 부모님, 아내와 함께
사랑하는 부모님, 아내와 함께
유스클럽 훈련 모습
유스클럽 훈련 모습

32세 젊은 나이에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전북 현대 등 기업구단 유스팀에 선수들을 대거 보내며 부산 지역에서 손꼽히는 초등부 지도자로 알려진 초등학교 유스클럽인 해운대FC 여원혁 감독. 그는 서면 대정이 고향인 자랑스러운 남해 향우다.

남해군의회 여동찬 의원의 차남인 여 감독은 유스클럽 창단 7년 만에 프로 산하에 32명의 선수를 보내고 벨기에 명문클럽 KRC 헹크와 정식협약(MOU) 체결 앞두고 있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 지도자로써의 길이 처음부터 꽃길은 아니었다.

그가 축구와 인연을 맺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성명초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중 마침 상주해수욕장으로 전지훈련을 온 진해 덕산초교 축구부 코치의 눈에 띠여 덕산초교로 전학을 하며 본격적으로 축구를 배우게 됐다. 다음해 남해초교에 축구부가 창단하면서 다시 남해초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고, 함안중학교, 남해해성고등학교 축구부로 활동했다.

호남대 축구학과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서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졸업하자 갈 곳이 없었고, 축구클럽을 만들자니 돈도 없었다. 
낙담만 하고 있기엔 그는 젊었고, 의지도 강했다. 

여 감독은 해체된 축구부를 수소문하고 다녔다. 인조잔디 구장을 비롯해 자재들이 남아 있어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2014년, 한 달 전에 선수부족으로 해체된 해운대초등학교를 발견했다. 당시 운동 시설도 남아있고, 주위 인구도 많아서 좋은 조건이었다. 

교장 선생님을 3~4번 찾아뵙고, 설명하고, 겨우겨우 수락을 받았지만 축구부를 부활하기엔 더 큰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었다. 선수 수급은 물론이고 교육청 허가도 받아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부산에 사는 친구 도움을 받아 같이 집을 쓰며, 이사를 갔다. 당시 방과 후 강사가 있어서 학교 내에서 축구부를 창단할 수 없었기에 학교 밖에서 준비를 했으며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클럽에서 아르바이트도 뛰었다. 엘리트만 교육하다 취미반인 6~7세 꼬마 아이들을 데리고 가르치니 많이 힘들었지만 그 3~4개월 동안 많은 걸 배웠다”라며 당시를 회상하며 웃음 지었다.

드디어 2014년 11월 해운대초교에 해운대FC를 만들었다. 학교 이름을 딴 축구부를 만들고 싶었지만 교육청이 승인해주지 않아 대신 클럽으로 만들었다. 

우선 3~4학년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2015년 이종대회를 나가고, 2016년 정식으로 주말리그에 참가했다. 주말리그 데뷔 시즌에서 부산지역리그 13팀 중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또, 왕중왕전에 진출해 16강 진출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도 치렀다. 성적과 함께 선수들을 잘 키운 그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다른 팀들이 간신히 1~2명 보낼 때, 해운대FC는 5~6명을 보낼 정도로 프로 유스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 결과, 2018년 팀 차붐 지도자로 선택되었고, 대한축구협회 초등 분과위원회에도 선택받았으며, 2019년 국제대회 선발 4팀 중 청룡팀 감독으로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그의 명성은 저 멀리 벨기에까지 소문이 나서 명문클럽 KRC 헹크와 정식협약(MOU)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도 선수들이 잘 따라 주어서 그렇다며 겸손해 하는 여 감독은 “축구는 훈련량보다 볼을 가지고 좋은 습관을 들이는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브라질이나 남미 선수들을 보면 공과 몸이 하나라고 생각될 정도로 공을 잘 다룬다. 이는 어릴 때부터 공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좋은 습관을 길렀기 때문이다. 운동량이 많으면 당장 성적은 내지만, 혹사로 이어져 근육에 문제가 생기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내 팀을 만드는 것보다 각자 성향에 맞는 선수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 보고 아이들에게 일대일, 드리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헹크 훈련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며 해운대FC의 훈련방식을 설명하고 “선수를 잘 키워 좋은 팀으로 보내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내 방식이 정답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프로 팀들이 좋게 봐주고 있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현대 축구 트렌드에 맞게 선수를 키우고 보완해서 한국형 유소년 시스템을 만들어 좋은 선수들을 더 많이 발굴해 우리나라 축구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새로운 목표와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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