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현면 면민이다
나는 고현면 면민이다
  • 남해신문
  • 승인 2021.06.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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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욱 작가의 남해화첩 6
작가 임종욱
작가 임종욱

남해에 내려온 뒤 나는 여러 곳에서 살았다. 삼동 물건마을, 읍 남해장 모텔 옥상, 시장통 연립, 설천면 바닷가 주택 등을 전전했다. 시간의 길고 짧음은 있지만, 모두 기억에 남는 집이다.

설천면 집에서 급히 이사를 해야 해 이곳저곳 물색하다-그때 지금 문화관광과 과장으로 계신 심재복 님의 도움은 잊을 수 없다- 지인의 소개로 고현면 집으로 옮겨왔다.

지금까지 나는 고현면 중앙동, 버스가 오가는 거리에 붙어 있는 집에서 아이들, 고양이 한 마리(똘이), 멍순이 한 마리(나니)와 함께 3년째 살고 있다.

고현면 이사는 내겐 행운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남해의 농무인 화전매구와 집들이굿놀음 보존회 분들도 만났다. 서툰 솜씨긴 하지만 그 분들과 모여 매구와 집들이 연습과 공연도 했고, 술자리에도 끼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고현면은 고려대장경이 판각된 장소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성지보존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성지 조성 사업이 어서 빨리 추진되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그림은 정보고 앞길에서 마을을 바라보며 그렸다.

왼편에 있는 CU편의점은 작년 12월에 개점했다. 인구가 적어 걱정도 했었는데, 그런대로 잘 되는 모양이다. CU커피가 맛있었다. 지금은 일 때문에 읍으로 들어와 있어 많이 아쉽다.

고현면 거리풍경 / 아크릴화 / 65X45cm
고현면 거리풍경 / 아크릴화 / 65X45cm

서울의원은 딱 한 번 파상풍 주사를 맞으려고 들어가 봤다. 아이들도 가끔 신세를 진다. 이런 곳에 의원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더푸른농약사’ 주인과도 만나면 늘 인사를 주고받는데, 농사를 짓지 않는 나는 따로 살 만한 게 없다.

이어지는 파란 건물이 내가 사는 집이다. 옛날 고현면이 잘 나갈 때 내가 사는 1층은 ‘장미다방’이었다. 뒤편으로 현대정 식당이 있다. 주인 부부가 운영하는데, 특히 신세를 많이 진다. 여주인 김말이 여사는 성격이 아주 유쾌하고 행동도 활달하다. 애들하고 산다고 이따금 반찬도 챙겨준다. 현대정 돼지갈비는 정말 맛있다. 애들도 좋아해 자주 사먹고 있는데, 값보다 훨씬 많은 양을 퍼(?) 주어 미안할 정도다.

그림에는 없지만 맞은편으로 민아할인마트가 있다. 할머니 한 분이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 밤에 가끔 출출해지면 소주 한 병을 사 무료함을 달래곤 했다.

위로 올라오면 일이삼 숯불갈비집이 있다. 여기 고기도 맛있다. 끝에 처갓집 양념치킨집이 있다. 주인이었던 강행주 님과는 예전에 합창단에 같이 있어서 집 소개도 받았다. 치킨이 맛있어 자주 찾았는데,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 발길은 뜸해졌지만, 맛은 여전하다.

치킨집 옆에는 음식점 ‘좋은날’과 ‘영미용실’이 있다. ‘좋은날’은 안주가 푸짐하고 국수를 맛나게 비벼준다. 미용실에서는 머리도 깎고 염색도 했는데, 갈 기회가 없어 지금 내 머리가 덥수룩하다.

이 밖에도 중국집부터 우체국, 면사무소, 새남해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어 살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버스도 자주 다녀 교통도 괜찮다.

살기 좋은 고현면에서 오래오래 살자 다짐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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