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사에 대한 개념정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지역의 개념을 ‘community’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자원은 지역의 전통성과 역사유산이며, 지역의 정체성은 그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전통으로 개념을 정리하고 있다.

『지역문화와 문화콘텐츠』에서 지역문화를 논의할 때 지역의 개념을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나 위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지리적 공간을 바탕으로 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나가는 하나의 공동체(community)이다. 즉 종래 지리적 경계 위주의 지역개념인 ‘region’의 개념보다는 동일한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인 ‘community’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개념을 지리적, 행정적 경계선에 의한 구분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지역의 독특한 물질.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 또는 다른 공동행위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로 이해되기도 한다.  한편 각 지역은 자기만의 지역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지역정체성이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지역이 가지지 못한 그 지역의 차별되는 역사와 전통을 중요부분으로 여기고 있으며, 그 지역만의 고유성과 상징성이라 말할 수 있다.  

지역정체성의 원동력이 되는 문화자원이란 특정지역에서 발견되는 문화적인 가치를 지니는 자원을 통칭한다. 전통적으로 전래되어 온 유·무형의 문화재뿐만 아니라 공예품, 마을공동행사, 지역의 민간신앙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문화자원은 지역성과 전통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서 지역성은 특정한 지역 고유의 역사나 문화, 삶이 문화자원에 내재되어 있음을 의미하고, 전통성은 지역사회에 상당한 기간을 두고 체득 계승되어 온 속성을 의미한다.

문화원형은 우리나라에서 문화콘텐츠가 학문으로 자리 잡으면서 제기된 개념이다. 특히 정부에서 주관한 ‘문화원형산업’과 관련되어 마치 전통문화나 민속문화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원형은 전통적인 요소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고 있다. 

원형의 개념 형성에 큰 공헌을 한 학자는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다. 그는 자기 자신의 무의식과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분석 경험을 통해서 얻은 방대한 임상자료를 토대로, 원시종족의 심성과 여러 문화권의 신화, 민담,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 종교 현상들을 비교 고찰하였다. 

그는 연구를 통해 인간 심성에는 자아의식과 개인적 특성을 가진 무의식 너머에 의식의 뿌리이며, 정신활동의 원천이고 인류보편의 원초적 행동 유형인 많은 원형(Archetype)들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게 이루어진 원형이 집단 무의식층을 이룬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의 무의식 속에서 의식의 일방성을 자율적으로 보상하고 개체로 하여금 통일된 전체를 실현 케하는 핵심적인 능력을 갖춘 원형, 즉 자기 원형이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했다. 

그의 학설은 정신의학과 심리학, 신화, 민담, 예술, 문화의 역할을 확대시켰다. 카를 구스타프 융의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문화콘텐츠라는 분야에서 문화원형의 변주를 통해 대중들의 집단 무의식 속의 공감과 즐거움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냈다. 그리고 정부에서 주관한 ‘문화원형산업’ 사업처럼 전통문화, 민속을 보존하고 계승시키는 단계를 뛰어넘어 문화원형을 새로운 콘텐츠로 만드는 원재료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각자의 문화원형을 가지고 있다, 그 원형을 보전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원형을 활용한 문화콘텐츠는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창작해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지역민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집단 무의식 속의 원형을 현재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주민들에게 문화적 공감과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문화콘텐츠이며 이를 발굴하고 함께 공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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