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약 18센티미터의 작은 여름철새가 레미콘 차의 엔진에 11개의 알을 낳는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포플러나 해송, 배나무 등지에 모여 잠자며 돌무더기나 건물틈새에도 둥지를 틀기도 하는 알락할미새는 왜 하필이면 움직이는 레미콘 차량의 엔진에 알을 낳았을까?

이 새가 남양레미콘 박기홍 기사의 차량에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은 한달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량을 회사의 마당에 세워두면 알락할미새들이 자주 날아드는 것을 보고 엔진부분을 살펴보니 집을 짓기 시작하는 것이 보여 처음에는 뜯어냈다고 한다.

 차량엔진에 집을 지어봐야 제대로 살지도 못할 것이고 차량은 계속 운행을 해야하니 당연한 일.그리고 나서 2∼3일이 지난 후 다시 차량을 살펴보니 작은 새둥지가 지어져 있어 뜯어 낼까도 생각했지만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계속 차량운행으로 일에 바빠 새둥지가 차량에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지내다 15일이 지난 후 다시 차를 확인해 보니 둥지 안에는 알락할미새의 알 7개가 확인됐고 2∼3일 간격으로 8개, 10개, 11개까지 늘어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제는 알들이 건강하게 부화해서 날아가길 바라고 있다는 박기홍 기사.

박기홍 기사는 “알락할미새가 차량에 집을 짓고 알을 낳은 것에 특별히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이왕이면 모든 알이 잘 부화되어 건강하게 날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박사는 “사람도 특이해 재미있는 사람이 있듯이 새들도 마찬가지라며 재미있는 하나의 현상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다만 알이 부화되기 위해서는 따뜻한 열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습기가 있어야 하는데 엔진의 열로 인해 습기가 부족해 알의 안이 마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알락할미새는 참새목(―目 Passeriformes) 할미새과(―科 Motacillidae)에 속하는 흔한 여름새로 몸길이 약 18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여름철새다. 일반적으로 개활지나 농지에서 서식하며 민가 주변, 도시 근처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3월초 서울에 도착하며, 4∼5월에 한배에서 4∼5(간혹 6)개의 알을 낳아 12일간 알을 품고 새끼는 13∼14일간 키운다. 새끼에게는 곤충의 유충과 성충 및 거미류 등과 기타 동물성 먹이를 먹이며 성조도 곤충을 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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