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은 도시 속의 개방된 장소로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유럽의 어느 도시를 가던 광장을 중심으로 해서 도시가 형성되어 발달해 나간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발달해 온 도시에서의 광장은 바로 유럽 도시구조를 특징짓는 중요한 공간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뜻의 아고라(agora)라고 하는 광장이 있었다. 광장은 시민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종교·정치·사법·상업·사교 등이 행해지는 사회생활의 중심지이기도 하였다. 그 주위에는 공공생활에 필요한 건축물들이 둘러서 있고 회의장·사원·점포등이 차지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그 내부에는 제단·조각·분수와 연못·나무 등이 있어서 시민들의 휴식 장소가 되기도 했다. 아고라는 도시의 중심부나 항구 옆에 있었는데, 나중에는 시장(市場)을 뜻하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에 자본주의 도시가 일어나는 근대에는 시민들의 광장에 대한 흥미는 쇠퇴하였고, 광장 대신에 철도역이나 공장·빌딩 등 산업시설이 도심지에 건설되었다. 그 후 광장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된 것은 20세기 후반 공업화와 자동차 교통의 발달로 도시가 황폐해지면서였다.   

현 도시재생의 새로운 광장은 재개발되는 도심과 새로운 주택지의 중심지에 들어섰으며, 시민들의 쇼핑이나 산책을 주 목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장’을 목표로 서울의 광화문광장은 지금 공사 중이다. 공원을 품은 광화문광장’으로 변신한다. 공원에 100여종의 꽃과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아 도심 속 쉼터로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지켜봐야 하겠지만 오세훈 신임 서울 시장은 이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공약했는데…. 인근 하동의 읍내 다목적광장 조성사업도 옛 읍민관 자리 2696㎡ 부지에 317㎡의 우드정글짐과 바닥분수를 포함한 인공개울, 대나무정원, 야간경관조명 등 다양한 공간의 다목적광장으로서 하동군민과 방문자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철길을 걷는 길로 만들어 하동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한 것을 보면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된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노상에 앉아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커피나 캔맥주를 마시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곳 그런 장소가 남해읍에 있다면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광장에 다닥다닥 붙어 편하게 앉아서 커피 한잔 하고 있다가 오가는 사람들, 아는 사람 불러서 한잔 하고 가라고 하던 추억과 낭만이 있을 만한 그런 곳이 필요할 것이다. 삶을 얘기하고 계절의 흐름을 음미하는 즐길 공간이 우리 남해읍에도 회나무옆에 작은 광장의 형태로 곧 조성된다고 한다. 마침 위치도 남해읍 청년 창업거리 그리고 남해대학 옆에 조성될 것이라고 해서 남해읍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젊은 층이 보이지 않는 도시는 미래가 암울하다. 젊은 층을 위한 이런 유인책이 필요한데 장충남 군수가 관심을 가지고 여러차례 중앙부처를 찾아 도시재생 사업비를 확보, 남해읍에 젊은이들을 위한 작은 광장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광장 주위에 미조 초전의 한식집, 장항숲의 카페와 같이 전국의 젊은이들이 찾아올 수 있는 먹거리가 하나 정도만 더 있으면 하는 바램이고, 하루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남해를 찾은 사람들은 볼 일만 끝내고 바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 광장에서 미래를 얘기하고 낭만을 얘기하는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다만, 공간의 부지가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다소 크다. 부지확보에 따른 도심의 높은 지가등 애로가 충분히 예견되긴 하동의 광장같은 정도의 2696㎡ 부지학보는 어렵다고 해도 광장이라고 하면, 가정집 마당 보다는 큰, 600㎡정도 이상의 면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모든 것을 한 번에 만족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너무 바쁘게만 살아온 게 아닐까.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뭔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온 게 아닐까. 평범한 일상에 경쾌함을 더하고 싶다면, 앞으로 만들어질 회나무옆 주민광장을 기대해 보자. 청년 창업거리와 함께 커피에 빠져 보는 상상은 어떤 것일까. 장충남 군정 목표인 ‘주민 복지’는 특별한 것이 아닌, 알 듯 모를 듯, 군민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곳, 뒤 돌아 볼 수 있는 여유, 매일 매일 즐거움이 펼쳐지는 ‘주민 광장’과 같은, 그런 곳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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