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좋은 향기는 그 사람과 그 공간을 각인시키는 힘이 있다. 
향기가 건네는 이야기를 다시 향기로 구현해 담아내는 사람, 유자아뜰리에 김경아 대표다.

삼동면 봉화리에 자리한 유자 아틀리에. 그곳에서 향기로 기억되는 사람, 김경아 대표는 최근 이러한 ‘향’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응용, 접목할 수 있도록 ‘전문 조향사 자격과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고자 출범한 ‘원포유향장진흥협회’의 이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 협회의 본원은 부산이며 유자아뜰리에는 경남분원으로 지정, 여기서 조향사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자 캔들과 다양한 디퓨저, 패브릭 퍼퓸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김경아 대표를 만나 무궁무진한 향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원포유 향장진흥협회’를 소개 부탁드린다
2020년 4월에 등록, 출범한 향장 진흥 협회로 협회원은 50여명 정도 된다. 저처럼 실제 공방을 운영하는 분들도 많고 조향자격증을 취득하고 더 개발, 연구 중인 분들도 협회에 소속이 되어 있다. 협회 본원은 부산에 있고 경남분원이 유자아뜰리에가 되어 이제 ‘조향자격증’을 배우고 싶다면 멀리 대도시로 나갈 것 없이 이곳 남해에서 배울 수 있다. 제품별 조향 실습이 포함되어 있는 조향자격증반은 레벨 1, 2, 3으로 총 3단계로 나누는데 레벨1은 수료 과정일 뿐이고 레벨2는 강사로서 활동할 자격까지 주어지는 것이며 레벨3이 향을 만드는 최소 단위라 불리는 ‘캐미컬’과 ‘네추럴’ 등 두루 다루는 것으로 가장 전문가적 단계라 볼 수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럿 공방 중에서 ‘캐미컬’을 다루는 곳은 거의 없는데 ‘원포유-조향자격증반’에서는 가능하다.

‘원포유’ 협회만의 특이점이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민간자격증의 경우 여러 협회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일이나 조직이든 이끌어 가는 사람의 지향성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우리가 이 ‘원포유 향장진흥협회’를 만들게 된 취지를 들려드리고 싶다. 우리 협회는 정말 이러한 ‘향 만들기’를 사랑하는 전문가들이 직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고자 향의 재료부터 접근하기 위해서 출발되었다. 향만큼 민감한 것이 없고, 원재료의 지속성이나 좋은 베이스가 중요한 게 없다. 대부분의 공방은 향의 베이스가 되는 재료를 협회로부터 공급받는데 이러한 공급이 매번 바뀌거나 품질의 차이가 있다면, 우리가 만드는 향수나 캔들 등 여러 제품에까지 그 영향은 가고, 단가 차이등으로 인해 체험자나 소비자에게도 그 피해는 가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재료에 충실한, 향료회사와 함께 가는 전문적인 협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원포유’는 출발하게 됐다. 재료에 대한 책임감에서 출발한 협회라고 보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인센스 바이올렛’이라는 화장품을 만드는 바이오 기업, 향료회사의 연구원들과 함께 향을 개발하는 작업이 이뤄지므로 향에 대해선 더욱 책임 있게 회원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향료회사들은 개별 공방과의 직거래는 않고 우리 같은 협회를 통해서 재료를 공급하므로 자격과정 취득 후 협회원이 되면 협회를 통해 좋은 재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유자 아뜰리에’는 남해의 향기를 다룬 제품이 많다
현재 가장 주력으로 하는 게 공방의 체험과 더불어 학교 등지의 출강이다. 공간이 협소해 쇼룸이 별도로 없어 주로 위탁판매를 하고 있다. 남해군내에서는 아난티 남해 내의 이터널저니와 돌창고프로젝트에서 디퓨저나 유자캔들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고, 서울 상생상회도 입점이 확정됐다. 또 지난해 도시재생센터에서 진행한 주민공모사업에 ‘프루스트 공작소’라는 제목으로 다랭이마을, 유채꽃밭 두모, 은모래비치 상주, 서상 노을을 주제로 한 총 4종류의 디퓨저와 패브릭 퍼퓸을 만들었다. 올해 주민공모사업으로는 유자와 비자, 치자로 화장품이 포함된 트레블 키트를 제작할 예정이다. 남해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기분좋은 향기로 승화시켜내는 작업은 언제나 즐거운 도전이다. 
향기를 만들어내는 사람, 이 일의 매력에 대해 
저 자신조차 요즘의 제 모습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본디 향수도 안 썼던 사람인데 출발은 ‘손재주 있다’는 격려에서였다. 손재주가 있어 골몰해 만들기를 좋아하다가 유자 캔들을 만들어 판 것이 시작이 되었다. 그러다 디퓨저도 만들고, 나아가 화장품책임판매업이라는 등록필증도 내어 남해의 향을 응용한 립스틱 등 외연을 넓혀갔다. 먼저 작은 공간에서 작게 출발하다 보니 리스크는 적고 얻는 기쁨은 배가 되었다. 남해의 여행자들은 아직도 남해를 상징할 선물이 부족하다고들 하신다. 그런 고민을 남해의 아름다운 기억을 향기로 떠올릴 수 있도록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무엇보다도 만드는 재미, 새로운 향을 발견해가는 재미가 크다. 누구나 향기 나는 삶, 향기로운 인생을 꿈꾸지 않나. 향과 향이 만나 더 싱그럽게 변해가듯 좋은 향기는 우리를 좋은 곳으로 가게 해준다. ※ 체험 및 자격과정 문의 ☎ 010-852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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