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85) 수필가 겸 시인이 최근 시집 <0시의 강남>을 출간했다. 수필집 <모란이 피네> 출간 후 생각날 때마다 메모한 시를 엮어서 시집으로 출간했다.

시집은 전체 4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산딸기가 하는 말’, 제2부 ‘소나무에 걸린 달’, 제3부 ‘이런 날도 있었네’, 제4부 ‘언어의 온도’로, 모든 사물을 살아 움직이듯 아름답고 순수하게 펼쳐 놓았다.

극작가인 나정호 시인은 “김대업 시인의 화법은 생동감이 있고 힘차다. 어설픈 관념이나 비유를 거치지 않고 날것 그대로의 진솔함을 담아 휴머니즘을 구사한다. 시인은 내면의 결핍과 부조리한 삶의 풍경을 끌어와 해학과 재치를 담아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그만큼 연륜이 느껴지는 어휘들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세상을 관조하는 눈빛이 건강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때로는 흥겹고 눈물 짓게 하면서도 나름대로 그 이상의 에스프리를 완성해 낸다“고 말했다.

김대업 시인은 머리말에서 “장미넝쿨 가지에 노란 그믐달이 걸린다./ 자기가 달이 아니라 꽃망울이라고/ 엉덩이를 깔고 눌러 앉았다./ 돌아보면 저 그믐

달 아래서 많이 울고 웃었다./ 그래, 여기까지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가만히 발등을 어루만지는 저녁/ 쓰다만 편지들, 미쳐 못다한 말들을/ 세상 밖으로 떠나보낸다./ 문득 내가 저 그 그믐달이어도 좋고/ 노란 장미 꽃망울로 차오르면 더욱 좋겠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평생을 메모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졌으며 시로 수필로 표현했다 그래서 그의 시에서 여유로움과 순수함과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시 속에는 오랫동안 함께한 사물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짧게 스쳐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 가득하다. 내 이야기, 내 이웃의 이야기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을 만나 재미와 감동, 깨달음까지 전한다. 사람들 가슴을 촉촉하게 적실 향기로운 시 한편 꿈으로 품고 산다면 늘 그대로 새로운 날들이 열릴 것이며 낯선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찰나를 기록하고 있는 시를 읽다보면 마음이 따스해져 온다.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데 교양 있고 따뜻한, 그리고 수줍은 풀꽃 같기도 한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대업 시인은 1937년 6월 26일 남해군 이동면 다정리에서 고(故) 김동운·김종분 부부의 5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2017년 한맥문학에 시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공저로 <향기 묻은 추억>이 있으며, 83세에 수필집 <모란이 피네>, 85세에 시집 <0시의 강남>을 출간했다.

현재 김 작가는 자신을 “봄처녀”라 부르며 효도하는 아들 5형제 부부와 손자 손녀를 사랑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되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미래를 위한 창조적 발전을 연구하면서 오형제를 남부럽지 않게 성장시켰다. 근면한 남해 사람의 표본 같은 김 작가의 시가 향우와 독자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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