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남해군이동면향우회 제2대 회장과 재부해운대·기장남해군향우회 제2대 회장을 지냈으며 재부이동중학교총동창회 제3,4대 회장을 역임했던 박경기 향우가 문인으로 등단했다. 

박 향우는 지난해 한국불교문학 40호(봄호)에서 신인상 수필부문 당선으로 등단한데 이어 제42호(겨울호)에서 시부분 신인상을 수상해 명실공히 남해문인의 반열에 올라섰다.

부산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박 향우는 공학박사로 오랜 기간 부산대 화공과와 부경대 응용화학과 CEO교수, 송원칼라(주) 대표이사로 활동했으며 수필집으로 <한 겹의 허울을 벗고(1991)>와 단편소설집이 있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화전문학회 박중선(창선) 회장은 “박 시인은 이미 30년 전에 수필집을 상재하고, 단편소설집도 저술한 역량 있는 문필가이다. 또 시를 쓰고 싶은 시심이 충만하여 시편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자연과 환경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나름대로 ‘기승전결’을 기반으로 읽기 쉽고 깔끔한 뒷맛을 남긴다. 앞으로 박 시인의 대성을 기대해 본다”는 심사평을 남겼다. 

박 향우는 “인류가 살아 있는 한 시문학을 포함한 인문학은 사라지지 않고 영속성을 지닐 것이라고 본다.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가 아니라 시대에 걸맞는 창조적이고 계시적 감성표현으로 독창적 개성이 내재된 작품을 창작하는 선구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시나 글쓰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인생을 살면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다. 그동안 아쉬웠던 점은 내가 발 딛고 살아있는 이 순간의 우주적 존재로서의 만물이 지닌 가치와 역할이 무엇인가를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 확대하거나 미세하게 들여다보는 학문적 꿈을 실현하는 일에 반평생을 보냈으나,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종교적, 정신적 차원에서 나를 찾는 것에 소홀했음을 뒤늦게 알았다. 할 수 있다면 인생이란 소풍이 끝나는 날까지 대자유를 향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들과 더불어 하늘을 나는 새처럼 따스함을 전하는 바람처럼 보살의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시인의 길을 걷고 싶었다. 그게 황혼을 바라보며 시를 짓고 노래하고 싶은 마지막 바램이었는데 <한국불교문학>에서 신인상 시부분 당선이라는 큰 선물로 소원을 이뤄주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답하고 싶다”며 당선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불교문학 제42호(겨울호)에는 박 향우 외에 정정길(이동) 전 향원회장도 <금강경과 내 친구>로 수필부문 신인상을 수상해 남해문인들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불교문학 시부분 신인상 당선작>

향 수

               / 박경기

치자꽃 피고
유자 향기 그윽한 그곳

태어나 20여 년을 주인공으로,
늙어서도 그러리라 꿈이 서린 곳

오늘, 여기 돌아와 느끼노니
마치 서부극에서
권총 차고 말 탄 낯선 이방인이 되는 것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잊어버린 것인가?
빼앗긴 것인가?

차라리 총이라도 있어
하늘을 향해 축포처럼 쏘아댄다면
향수에 찌든 그리움은 박살이 날까?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가 그랬듯이
누구나 빗겨갈 수 없는 그때가 되면
나와 같은 노래를 부르는 자 있으리.

그래도 거기에는
여전히 치자꽃이 피어나고
그윽한 유자 향기도 번져나겠지.

 

작가 약력 
시인 박경기
남해군 이동면 출생 / 호는 소토(素土)
부산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석·박사(공학박사) / 전 부산대 화공과, 부경대 응용화학과 CEO교수
전 송원칼라(주) 대표이사 / 현 중국 MLD안료 유한공사 기술고문 / 현 대한불교천태종 부산 광명사 신도회 고문
2020년 한국불교문학(봄호) 수필부분 당선으로 등단 수필집 <한 겹의 허울을 벗고(1991)>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