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당신이 행복한 시간이 보입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당신이 행복한 시간이 보입니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1.03.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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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설 수 있도록 ‘마음결’ 상담센터 조미경 상담사

“내 마음이 뾰족뾰족 바늘이면 다 부질없어… 내가 스스로 돌보기 위해 마음 곳간부터 채워가요”

‘마음이’와 ‘결이’, 두 고양이가 노닐고 있는 ‘마음결’ 심리상담센터는 나무가 지닌 결처럼 사람마다 지닌 마음의 결을 알아차리게 하고 그만의 색과 빛을 돋보이도록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안식처다.

2017년 4월에 개소해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든 이곳 상담소는 개인 상담, 가족 상담, 청소년 상담은 물론 집단프로그램과 아동-청소년 바우처 사업 등이 연계되는 곳으로 이제는 제법 알려져 상담 문의 또한 잦다. 얼마 전에는 여든이 넘은 한 어머님께서 며느리와의 갈등을 상담하러 오시기도 했다고.
조미경 심리상담사는 “여기가 ‘속내를 터놓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물어, 물어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남해사회도 많이 변화되었구나, 바뀌고 있구나 하는 희망이 들었다”며 “최근엔 드림스타트와 연계한 아이들 상담이 많다. 보통은 친구라 불리는 또래 집단 속에서의 문제다. 왕따나 외톨이 문제, 게임 등 중독에 빠진 아이들,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서 물건에 손을 대는 문제를 일으키는 등 다양한 상담사례가 있으나 궁극적으론 대상과 대상과의 관계 문제”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법원이나 교통안전공단 등 기관과 연계된 상담도 있다고. 예를 들면 교통사고 난 당사자나 가족의 트라우마 상담 등이 그러하다.
듣고 보니 상담의 대상이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 그렇담 어쩌다 상담의 길로 들어선 걸까.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욕심만 가득한 사람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자신을 돌보는 스스로의 엄마이기도 한 조미경 심리상담사의 출발은 욕심이었다. “욕심이 목구멍 끝까지 찼던 엄마였죠(하하).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 딸 셋 키우면서 엄청나게 들들 볶아댔던 것 같아요. 예전의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다지 좋은 소리 않을 거예요. 아이에게 얼마나 집착하는 엄마였던지…첫 아이가 30개월에 한글을 다 뗐다니까요. 서울대 보내야지 작정했었죠. 그런데 어디 부모 뜻대로 아이가 크나요. 이러다 아이도, 나도 부러지겠다 싶어 우연히 알게 된 ‘부모교육’을 들었죠. 사회복지공부에서 출발한 공부가 ‘심리상담’으로 이어지게 된 첫 계기가 ‘부모교육’이었죠”

그렇게 시작한 교육의 근본은 ‘대상 관계’ 수련이었다. 자녀와 부모, 선배와 후배, 부인과 남편, 친구와 친구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상과 대상의 관계맺음으로 이어져 있고, 그 속에서 소통이 좌절될 경우 상처입는다.

조미경 상담사는 말한다. “여전히 ‘상담’이 무언지 잘 모르겠어요. 상담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이니까요. 특히 청소년 상담 때 꼭 먼저 물어봐요. ‘상담이 뭐라고 생각하니?’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아이들이 아름다운 답을 들려줘요. ‘내 마음을 말하는 거요’, ‘우선 들어주는 거죠’ 등등. 그렇게 마음의 힘듦을 나누는 경험치가 파이처럼 겹겹이 쌓이고 나면 어느덧 상담자나 내담자 모두에게 마음의 근육이 붙어가는 게 느껴지죠”

이어 그녀는 “아이들보다 성인들의 경우가 방어가 너무 심해서 상담 자체가 곤혹스러운 경우가 잦아요. 이를테면 다짜고짜 ‘저는 할 이야기 없습니다’ 한마디 던져놓고는 침묵으로 모르쇠 하는 경우죠. 법원과 연계된 상담의 경우 10시간 상담을 채워야 하는 의무규정이 있거든요. 그런 경우 이분들에겐 ‘상담=벌’ 이다 보니 더 마음에 철벽을 치는 거죠. 또 어떤 때는 상담하는 한 시간 내내 아무 말 없이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는 분도 있어요. 그럴 땐 마음껏 울도록 기다려주죠”라고 말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강을 건너고 있나요
이야기가 필요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살아있다는 건 뭘까.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은 뭘까. 지금 힘든 사람은 어떤 계절에 놓여 있는지, 지금 아픈 사람은 어떤 시절을 건너고 있을까. 이런 고민을 찬찬히 바라보는 사람, 조미경 상담사. 그녀는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한 작은 실천에 대해 “우울의 우물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첫 단계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심정은 찢어질지언정 최소한 게임에 빠진 아이는 우울증은 아니니 다행이라고 한다. 정말 극심한 우울증인 경우는 손가락 하나조차 까딱 않는다. 생각이 정체되면 몸도 정체된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생각을 덜하게 되니 우울감이 들 땐 일단 일어서 걷거나 청소를 하거나 신체를 활용하라고 권해준다”고 한다.

그녀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 언제인지, 그리고 왜 그 시간인지 이유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독의 원리’와도 비슷한데 ‘항상성의 원리’라고 익숙한 걸 편히 여기는 습성이 있어 새로운 걸 불편해한다. 마음 또한 마찬가지여서 익숙한 것에 머물려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선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통찰력이 있는 게 일순간 확 ‘새로움’을 받아들이기도 한다”며 새로운 시도를 권했다.

좁은 지역사회다 보니 남의 시선에 대한 자의식이 커 평판에 곤두서기도 하고 그게 심해지면 ‘자기 색(色)’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며 “끊임없이 ‘남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의 세계는 끝이 없고 외려 ‘역전이’에 시달릴 때도 있어 스스로 이겨내고자 ‘마음공부’와 ‘명상’을 챙긴다는 그녀는 “우리가 다 커버린 성인이 되면, 우리의 부모는 누굴까요? 바로 자신이죠. 내가 스스로의 부모가 되는 앎, 그러한 교육이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내 마음이 뾰족뾰족 바늘인데 나를 어찌 돌봐줄까.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 심리적인 것 또한, 내 마음 또한 좀 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와의 대화는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도 찾지 않아도 다만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으로 반짝 살아있다고 속삭이는 우리 마음이 보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봄날의 오후 같았다.

※ 마음결심리상담센터 ☎863-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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