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엄마가 필요하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아빠도 필요하고 삼촌,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 또한 할 수만 있다면 우리 손을 잡아주면 좋겠다. 

나이의 적고 많고를 떠나 인간은 인간에게 기대어 인정과 돌봄을 주고받는다. 태어나기까지 엄마와 아빠라는 두 사람의 인연으로 한 아이는 세상으로 여행 오게 되었으나 삶은 우리의 뜻과 다르게 아빠를, 혹은 엄마를, 심지어 둘 모두를 데려가기도 한다. 그로 인해 할아버지나 할머니께 맡겨지는 아이들도 있다. 

생애 모든 시기에 ‘인간이라는 이유로’ ‘돌봄과 연대’가 필요한 건 물론이지만, 특히나 유년시절의 ‘돌봄과 연대’는 절대적이며 그 방식 또한 섬세해야 한다. 이러한 뜻에서 홀아버지,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더 나아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모인 사람들, 1996년도에 결성된 ‘한부모가정후원회’의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50명의 후원회원들이 한달에 1만원씩 회비를 모아 매년 7명의 중ㆍ고교학생들에게 각 80만원씩 총 56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한부모가정후원회’는 그 어떠한 단체보다도 마음 나눔을 받는 몇몇의 아이들이 행여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괜스레 눈치를 보게 되지 않을까 하염없이 조심스러워 만들어진 시기에 비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에는 주저함이 있어 왔다. 지난 22일 한부모가정후원회의 김정화 회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눴다. 
 
군내 112가구, 288명 ‘한부모가족’ 의외로 많다

돕고 싶어도 돕는 방법을 잘 몰라서 돕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한부모가족이란 자녀와 부모 중 한쪽 부모만으로 이뤄진 가족으로 母子가족, 또는 父子가족을 말한다. 부모로부터 사실상 부양을 받지 못하여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 중 한쪽이 손자녀를 양육하는 가정도 이에 포함하고 있으나 소득인정액기준 중위소득의 비율에 따라 지원이 정해지며 만18세 미만인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이 조차도 2018년 1월 16일 한부모가족지원법 신설로 그나마 법적 테두리안에 들어서게 되었다. 남해군의 경우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어 법적 한부모가정으로 인정되는 가구는 112가구, 288명 정도 된다.

김정화 회장은 “실질적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어려워도 어렵다는 말조차 못 하고, 한창 커 가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버거운 한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힘을 보태고 한쪽 날개의 부재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인생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을 더 찾아 더 돕고 싶어 용기를 냈다”며 “남해사람들만큼 인정 많은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한부모가정후원회’라는 후원단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매달 만원씩 내지 않더라도 형편이 될 때, 내가 나눌 수 있는 재능이나 나눔 등을 나누고 싶어도 참여를 못한 분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인간은 누군가의 자녀로, 누군가의 부모로 살아가기도 한다. 살아보면 두 사람의 어른이 마음 맞춰 아이를 키워간다고 해도 어딘가 결핍이 나고 생채기가 나는데 역할의 지속적인 결핍에서 오는 한부모가정의 사회적 편향이나 자존감 형성 또한 경제적 지원과 별도로 살펴야 할 고민”이라 말했다. 

우리 안의 포용과 지역 사회 공헌 함께 나누는 지속적인 ‘온정’

“매달 만원씩 꾸준히 자동이체로 후원해주는 일, 그거 진짜 쉽지 않다. 너무나 고마운 일이며 지극한 정성이다. 초대 회장이신 김태종 어르신부터 매달 빼먹지 않고 ‘한부모가정’의 아이를 지지하고, 그들의 양육자가 지치지 않도록 온기를 나누는 실천은 우리 안의 ‘포용’이라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매순간 울컥하는 날이 얼마나 많아요. 다 보듬어 줄 순 없지만 우리 지역 사회의 이런 어른들이, 이런 이웃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이 가족에게 20만원씩 4번, 일년에 총 80만원의 후원금을 드리는데 이 돈으로 쌀을 사는 걸 보고 정말 눈물이 났다. 학비나 용돈으로 쓰기에도 부족할텐데 얼마나 어려우면 이걸로 쌀을 살까 싶어 만감이 교차했다”며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해준다면 더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이어 “꼭 매달 만원 후원의 방식이 아니라 기업체의 후원, 단체의 후원, 일시적인-비정기적 후원, 반찬나눔, 도서 나눔, 식당이나 편의점 쿠폰제,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정을 나눌 수 있도록 우리 후원회는 길을 터놓겠다”며 “1년에 한 번 여름방학 무렵 열리는 ‘사랑의 캠프’나 겨울에 진행한 ‘김장김치나눔’ 등의 다른 나눔도 해오고 있다. 이 외에도 대상자 입장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무엇이 어떤 방식이 이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될 것인가 충분히 고민해야겠다는 성찰의 목소리도 받아들여 정말, ‘한부모가정’이 덜 외롭도록 함께하는 후원회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오롯이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가정에 ‘만원의 행복을 전하는 후원회원’ 가입 또는 작은 힘일지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면 ‘남해군 한부모가정후원회’ 하희선 총무(☎010-3591-662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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