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 먼 길 떨어져 사나, 가까이 사나 바쁘다는
핑계로 내 두발로 오르지 못하고 마음만 오른다. 
비오는 날 퇴근길 포장마차, 
바람에 흔들리는 카바이트 등블과 연탄 화덕에 
구워지는 돼지고기, 꼼장어, 참새 보기만 하여도 군침이 돈다. 
공자로 퍼주는 홍합국물에 허기를 채우고 삶의 애환이 
녹아든 소주잔, 천막을 때리는 빗소리를 반주삼아 
불멸의 가수 배호가 부른 비오는 남산 노래 한 곡 
구성지게 불러본다. 
그님을 불러서 메아리 더해주고 가슴을 치면서 
슬픔을 더해 주어도 떠나간 그대 또다시 못 올 때, 
너무나 가슴 아파라. 주룩주룩 밤비만 내리는 남산 
나 혼자 왜 왔나. 

글 / 그림 정 길 호<br>(읍 현대마을 독자)
글 / 그림 정 길 호
(읍 현대마을 독자)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