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태 전 남해군수가 첫 시집을 출간하고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맞춰 향우들과 소규모 릴레이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지난 3월 4일에는 유광사 유광사여성병원 원장, 김재전, 김종포, 이정기, 곽인두 고문과 3월 12일엔 구덕순 재경남해군향우회장, 박경호 재경남해군향우회 명예회장, 이환성 단양관광호텔 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삼산 정현태 시인은 “남의 시를 외우는 것도 좋지만 이제 자신의 시를 써보라는 공산 스승님의 말씀에 1년 남짓 써서 출간했다. 부족함이 많지만 그동안 도와주신 고문님들과 회장님을 모시고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며 ‘남해처럼’이라는 제목의 시를 낭독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구덕순 군향우회장은 “삼산 정현태 시인은 군수 시절부터 아끼는 후배이다. 시를 읽으면서 울컥한 대목이 많았다. 용기를 가지고 큰 꿈을 이루길 바라며 앞으로 승승장구하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경호 군향우회 명예회장도 “시인 데뷔를 축하드린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인연을 맺게 된다. 앞으로는 선연으로 용기와 능력을 발휘하여 정치적인 밑바탕이 되어 승승장구하길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정현태 시인은 첫 시집의 자기소개 글에서 “시대의 격류 속에서 교단도 문단도 아닌 정치에 입문했지만, 문학에 대한 갈증으로 삶의 굽이마다 그에 맞는 시를 골라 가슴에 넣어 다니고 외우며 수십 년을 보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정치인 시절이나 지금이나, 어느 자리에서나 노래하듯 애송시를 낭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첫 시집은 ‘운명의 바다’, ‘생명의 바다’, ‘은혜의 바다’, ‘유배의 바다’, ‘평화의 바다’ 등 5개 주제로 나뉘어 86수의 시를 수록했다. 시인의 운명과도 같은 바다의 흔적을 다채롭게 그리고 있다. 시인은 결국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에 바다다”고 외친다. 임동창 풍류아티스트가 정 시인의 작품 ‘남해처럼’을 모티브로 삼아 작곡한 음악으로 축하해 이채롭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를 쓴 지 1년 남짓 만에 그는 “시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마침내 첫 시집을 내게 됐다고 했다. 그런 만큼 그의 시는 자신을 낳고 키워준 남해 바다의 서정을 배경으로 지금껏 활동했던 정치의 경험까지 풀어내고 있다.

군수 시절 남해유배문학관을 건립해 ‘김만중 문학상’을 제정한 그는 심사위원장으로 임헌영 문학평론가를 모셨다. 그때부터 문단 어른으로 인연을 맺어온 임 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성우보다 더 매력적인 우람찬 목소리로 암송하는 시에 도취하노라면 어찌 저런 재주로 정치만 할까 슬그머니 아까웠는데, 늦깎이 시인이 되어 여간 반갑지 않다”며 시인을 ‘바다, 하늘, 별, 자유를 사랑했던’ 카잔차키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그의 작품을 ‘시와 정치의 결속을 통한 호활한 바다의 서정’이라 표현했다. 고두현, 서정홍, 오인태, 이재무 시인 등 문단의 기성 시인들도 애정 어린 축사를 해주고 있다. 

시집은 남해를 배경으로 한 바다의 서정을 주로 노래했다. 작품 곳곳에는 남해 지역 특유의 질박한 사투리가 섞인 직설적인 언어가 배어 있어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정치인이라는 이력에 걸맞게 공민권 박탈의 시기에 대한 성찰이 담긴 그 자신의 유배일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시집을 관통하는 시적 공간인 남해에서 조선 중종 시기 문신 김구의 경기체가 ‘화전별곡’을 비롯해 김만중의 고대소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 등 조선시대 수많은 유배문학이 나왔다는 점을 잇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시집 <바다의 노래>는 알라딘, 예스24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남해처럼

         - 삼산 정현태

남해에선
갈치가 타고 온 난류와
명태가 타고 온 한류가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춘다

남해에선
섬진강 맑은 물과
남해의 푸른 물이
뒤섞여 황금어장이 된다

남해에선
찬란한 일출도
장엄한 일몰도
다 볼 수 있다

둘이 하나가 되면
더욱 커진다
서로 어우러지면
더욱 풍요로워진다

남해처럼
남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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