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마을 카페 톨에서 한달살이를 하는 청춘 3인방. 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김다민, 이초연, 정소영 씨
다랭이마을 카페 톨에서 한달살이를 하는 청춘 3인방. 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김다민, 이초연, 정소영 씨

“남해는 특히 봄이 예쁘잖아요. 예쁜 봄을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 한복판이 아닌 노란 유채가 만발하고 하늘과 땅의 경계가 어딘지 모를 다랭이마을 카페 톨에서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지수 100퍼센트입니다” 

28세의 김다민 씨는 디자인과를 전공한 회사원이었다.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다랭이마을 카페-톨에서의 삶’을 찍은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에 지원했다. 31세의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초연 씨는 “다랭이마을 처음 와 봤다. 한달살기에 선정되고 나선 일부러 더 정보를 찾지 않았다. 검색을 하면 쏟아질 정보들이지만 그런 걸 먼저 보면 나 역시 그들을 본대로만 보게 될까 봐 우려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따스한 집 ‘스테이톨’에서 점심을 만들어 먹는 그녀들은 “이곳은 아침이 일찍 시작된다. 그래서인지 하루를 더 버는 기분이다. 카페 일이 너무 바쁠 때는 인근 식당에서 사먹기도 하지만 손님이 적은 날에는 오늘처럼 교대로 밥을 먹는다”며 직접 냄비밥을 짓고 있었다. 

33세의 정소영 씨는 클래식 작곡을 전공해 여러 방송의 음악 감독일을 하다가 최근 일을 쉬고 ‘카페 톨’로 한달살이를 자청했다. 4월의 남해가 너무 예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곳을 지원하게 됐다는 소영 씨는 “카페 밖으로 나오면 곧장 바다가 있고, 안과 밖의 경계가 자연으로 이어지는 탁 트인 시야가 너무 좋다”며 “직접 밥을 지어먹으면서 삶이 더 알차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 쉬는 날이면 차량을 렌트해서 남해곳곳을 돌아다니며 떠오르는 음색으로 작곡을 할 예정인 소영 씨는 “지금 이 시간을 선율로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해의 첫인상에 대해 초연 씨는 “차가워 보이는데 인사 한마디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편안하고 따스워진다”며 “한번도 시골생활을 해본 적 없어서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도시에서만 살아본 이들 청춘들은 너무 많은 자극과 비교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동안 진짜 자기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다듬지 않은 각자의 감정과 사유를 때묻지 않은 낯선 공간에서 잘 찾아 챙겨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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