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전남 해상경계 헌재 판결 ‘현행 유지’
경남-전남 해상경계 헌재 판결 ‘현행 유지’
  • 이충열 기자
  • 승인 2021.03.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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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공동조업수역 정해 자유롭게 조업하게 해야” 요구
경남-전남 해상경계 헌법 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최근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취지의 기각 판결을 내놓음에 따라 경남도와 도내 어민들이 지난 2일 남해군수협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경남-전남 해상경계 헌법 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최근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취지의 기각 판결을 내놓음에 따라 경남도와 도내 어민들이 지난 2일 남해군수협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어민들의 조업 구역범위와 긴밀하게 연관된 것으로 인식됐던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해상경계에 대해 최근 헌법재판소는 1973년 국가기본도에 따른 불문법상 해상경계선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이는 남해군을 포함한 경남 어민들이 주장했던 ‘등거리 중간선’ 기준 요구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경남 어민들과 남해군, 경상남도는 해상경계 헌재 판결 이후 대응방향을 전환해 이 해역의 조업 위반 단속 완화와 이 해역의 공동조업 설정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경남도와 도내 어업인단체 등이 전라남도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들의 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경남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수해경과 전남 어민들이 주장하는 현행 해상경계를 도계로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판결 내용을 요약하면, 관할구역 경계 판단의 근거로 입법 당시인 1948면 8월 15일 당시 존재하던 경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하면서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지형도에 전남과 경남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세존도 인근 해역까지 연결돼 있으며, 이는 지난 1956년과 1973년 간행된 국가기본도에서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헌재는 비록 지난 2015년 국가기본도의 해상경계선은 규범적 효력이 없다고 결정한 바 있지만, 관할 행정청이 국가기본도상 경계선을 기준으로 권한을 행사해왔다면 불문법상 해상경계선을 인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분쟁 해역에서 전남이 오랜기간 어업 허가권을 행사하고 수산업법 위반 행위를 단속해 왔었다는 점을 수용한 것이다.  

경남과 남해군, 전남과 여수시의 각 어민들은 지방자치제도 시행 전 서로의 해역에서 자유롭게 조업을 했다. 그런데 각 해역 내에서만 조업을 허용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두 지역 간 갈등이 불거졌다.

두 지역 간 공유수면을 두고 전남은 지난 2005년 금오도에서 동쪽으로 9마일 떨어진 2816ha 일대를 키조개 육성수면으로 지정했다. 경남 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 2007년 상주면 상주리 남방해역 6000ha 일대를 연구·교습어업 구역으로 공고했다. 지난 2008년부터는 서로의 해역을 침범하는 어선에 관한 단속이 실시돼 경남 거주 어민들이 수산업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하는 등 갈등이 시작됐다. 이에 경남과 남해군은 지난 2015년 12월 전남과 여수시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헌재에 청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은 전남 여수시 남면에 있는 작도가 해상경계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헌재가 국가기본도상 해상경계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세존도를 경계로 보는 불문법상 관습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일제강점기부터 지역 어민들은 작도를 기준으로 어업 활동을 해 왔다고 주장하며 굳이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면 국제기준에 맞는 ‘등거리 중간선’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헌재 판결 직후인 지난 2일 경남도와 어민, 수협 등 관계자들이 남해군수협 2층 회의실에서 진행한 ‘경남-전남 해상경계 대책회의’에서 경남도는 헌재 판결의 상황을 요약한 후 대응방안으로 ▲양측(경남과 전남 어민들) 합의 및 양 도의 협조 하에 ‘공동조업수역’ 설정 추진, 이를 위한 ▲해수부를 상대로 한 어업조정 신청 ▲중앙조정위원회 심의 요구 등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수산인들은 “이전에 우리 어민들은 해상 도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조업해 왔었다. 바다를 생업의 현장으로 삼아 온 우리 어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이번 헌재 판결은 바다에서의 행정 경계를 확인한 것 뿐이다. 공동조업 수역 설정 등 별도의 후속 조치를 통해 이전처럼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와 남해군은 공동조업수역 논의가 현실화될 때까지 ▲조업구역 축소에 따른 관련 어업 지원방안 강구와 함께 ▲ 해상경계 위반조업에 대한 단속완화 ▲해상 도계 넘어가는 행위 점검 강화 ▲어업인 대상 조업구역 위반 등 안전교육ㆍ홍보 강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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