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
  • 남해신문
  • 승인 2021.03.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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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처마라도 빛이 매양 비춰 들어
낡은 분(盆) 위에 매화는 피려하네 
해마다 다르랴마는 볼 제마다
새로워. 

쓸쓸한 겨울날을 시름으로 보낼러니
매화꽃 한 송이에 봄 나라를 보여주네
이 몸은 나비가 되어 깨어보니
꿈이라네 

매화는 봄의 전령이다. 싸늘한 대기를 뚫고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는 게 매화다. 가람 이병기의 시 매화에서 처럼 찬바람 속에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보여주는 존재. 그것이 매화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시절이 흉흉해도 부지런한 계절은 쉬지도 않고 2월 중순임에도 남해의 밭 언덕 곳곳에서, 유림마을 골목길 어느 가정집 마당에서 꽃을 피운 매화가 미리 봄소식을 전하는 것 같다. 꽃샘추위가 시샘을 부리지만 볕 좋은 곳 땅은 물기를 머금고 진한 색을 띠며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 봄소식이 벌써 올라오기 시작한다. 피부에 닿는 햇살이 따사롭다. 바람결이 한결 보드러워 진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 저기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스르르 녹으면서 온갖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3월 1일 봄비에 메마른 나뭇가지에는 물이 오르고, 서서히 싱싱한 잎을 피울 준비를 할 것이다. 어느새 목련 나무에도 뽀송뽀송한 싹이 올라왔다. 그 황량한 동토에 온갖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메마른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아나오는 모습처럼 신비한 일이 있을까? 

도무지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그 메마른 나뭇가지에 눈이 내리고 강풍이 몰아치는 수많은 시련이 있었다. 이 같은 시련을 견뎌낸 나뭇가지에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이다. 그 나무가 시련의 과정을 견뎌내지 못하였더라면 잎을 피우지도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봄은 시작이고 봄은 설레임이다. 겨울이 막 지나면 사람들은 봄, 봄, 봄 한다. 성미가 급해서가 아니다. 봄은 희망이자 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이 오면 자신의 인생이 무엇인가 좀 달라질 것 같은 희망이 용솟음친다. 산이나 냇가에 자꾸 눈이 간다. 논밭이나 들판에도 마음이 간다. 정원에 심어진 나무에도 저절로 끌린다. 희망과 꿈과 생기와 성장과 사랑과 기대감이 넘치고 있는 봄을 그리는 것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메마른 나뭇가지에도 생명이 움트듯이 지금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그 시련을 이겨내고 나면 언젠가는 따스한 봄이 오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봄은 우리에게 생명의 신비함뿐만 아니라 많은 교훈과 깨달음을 준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고난과 시련이 끝나면 즐거움이 있고, 기쁨이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러한 자연의 순리를 어길 수는 없다. 그러고 보면 봄은 우리에게 생명의 신비함뿐만 아니라 많은 교훈과 깨달음을 준다. 어디선가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소리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사람들에게 꽃소식으로 답답한 가슴이 뻥 뚫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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