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도 멈추지 않는다. 인터넷 신문사를 운영하는 기자로 살다가 남해문화를 살뜰히 챙기는 사무국장이 되는가 싶더니 정치학 석사를 넘어 문화콘텐츠 박사 과정으로 분주한가 싶더니, 오는 3월부터는 배운 경험치를 공유하는 지식보부상으로 나선다. 남해문화원 김미숙 사무국장의 이야기다. 지역 내 유일한 대학인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호텔항공관광학과 교수로 또 다른 도전 앞에 선 그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 <편집자 주>

경남도립남해대학에서 관광 관련 두 강의를 맡게 되었다. 3월 2일 저녁 첫 강의라고 들었다=주간에는 문화를 고민하고 기획하는 남해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야간에는 남해문화관광을 알리는 전달자로서의 삶에 충실하려 한다. ‘관광문화콘텐츠’와 ‘SNS 활용’ 두 과목을 맡아 진행하는 데 하나는 비대면 수업이고, 또 하나는 대면 수업이다. 사실 경상대학교 문화콘텐츠학 박사과정을 공부할 때만 해도 이런 기회가 오리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 제가 배운 것들, 교류를 통해 얻은 것들을 도립대 학생들에게 더 쉽게 더 효율적으로 나눠줄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준 남해대학 측에 고맙고, 특히 이 모든 일의 단초가 되어준 하미자 원장님께 특히 감사드린다. 원장님의 권유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고 특히나 문화원 이사회까지 열어 제가 공부할 수 있도록 승인을 얻어주시고, 물심양면 지원해주셨다. 남해 사랑이 지극하신 분이시자 사람을 키워줄 줄 아는 진정한 은인이시다. 

그간의 과정을 보면 참 파란만장하다는 생각이 든다=지금 돌아보면 삶의 터닝포인트마다 ‘문화’가 자리 잡았던 것 같다. 고교 3학년때 ‘무용특기생’이었는데 심장부정맥으로 인해 무용을 접게 돼 한동안 좌절했다.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읽던 시절을 지나고 ‘글을 써야지’하는 마음에서 사료를 찾다 유배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첫 소설로 쓴 게 2009년 남해유배문학공모전에 출품한 ‘가야지愛’였다. 글을 쓰면서 내 삶은 바뀌었다. 우리 문화와 문학에 눈을 뜨게 돼 국문학 공부를 시작했고 그 후 인터넷 신문사도 열게 됐다.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운동을 하느라 남해군 230개 마을을 샅샅이 돌아다니면서 ‘내가 몰랐던 남해의 아름다움’을 알알이 만나면서 남해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 매력을 지역민과 함께 펼쳐나가게 해 준 장(場)이 바로 남해문화원이었다. 

문화 없는 남해는 생각할 수 없다. 본인에게 그 바탕이 되어 준 게 있다면=문화와 관광은 별개가 아니다. 그 지역에서 가장 빛나는 게 무언가. 자연관광이 있고 인간이 만든 관광이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화의 본질을 ‘남해’와 잘 결부시켜내는 것에 늘 관심이 간다. 이런 바탕이 뭘까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외양선 기관장이셨던 아버지의 영향도 큰 것 같다. 이집트 피라미드나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등 이국의 정취가 담긴 외국 그림엽서를 보내주셨고, 집에 오실 땐 늘 기이한 외국 선물이 한가득이셨다. 또 개인적으로는 무용을 했기에 늘 클래식 음악과 함께였다. 이렇듯 자의든 타의든 문화적 환경에 놓인다는 게 중요하단 걸 남해문화원 업무를 맡으면서 더욱 실감했기에 지역민이나 수강생들에게도 ‘문화 없이는 남해도 없다’는 마음으로 다가서고자 노력한다. 

남해군은 관광지인만큼 관광문화콘텐츠 강의가 특히 기대된다=많은 부분 어쩌면 주객이 전도된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타 지역이나 외국의 성공사례를 실정에 맞게 접목하기보다는 그저 보여주기 위함이 더 많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이론적인 것보다는 실무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무엇보다도 우리 같은 관광 생산자는 관광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걸 바탕에 두고 수업을 준비하려 한다. SNS 또한 마찬가지다. 어찌 되었건 소셜미디어의 활용 없이는 관광상품도 없다. 둘의 연결이 관건이다. 지금은 연결의 세계, 초월의 세계다.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서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새로운 흐름이 각광 받고 있다. 자신의 아바타가 존재하는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영상 메신저 ‘아자르’와 오픈 채팅앱 ‘클럽하우스’ 등 SNS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의미 있는 시장 변화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 변화되는 SNS 환경을 어떻게 활용해서 적극 개입할 것인가, 남해군을 알릴 것인가 등을 고민하면서 이러한 ‘메타버스’에 탑승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여행과 관광에 대한 시각과 방향 모두가 바뀌었다=
어찌 되었건 관광지 남해군으로 볼 때는 실(失)보다 득(得)이 많았다고 보는데 안타까운 건 10개를 예상했다면 3개밖에 못 얻어냈다는 데 있다. 방역에 선방하면서 많은 국내 관광객이 대거 유입됐으나 이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돈을 쓰고 가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관광객이 와서 돈을 쓰고 가지 않는다는 건 ‘정보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으로 다양하고도 세밀하게 필요한 정보가 공유되고 홍보돼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해군은 ‘문화관광 공장’이어야 한다. 장사하는 사람, 농사짓는 사람 모두 이 팩토리(factory, 공장)의 일원이어야 한다. 농협, 축협, 수협 모두 연결되어져야 한다. 모든 유관기관이 ‘관광’이라는 큰 틀에서 협치 되어야 한다. 즉 ‘관광 경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경영이라는 것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뜻이다. 협치할 모든 유관기관은 하나의 공장장으로서 기능해야 하며, 지자체장은 이들 공장장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CEO’여야 한다. 농산물 공장장, 수산물 공장장, 축산업 공장장 등 이러한 공장장들이 공장을 잘 운영해가면서 상품을 매력적으로 남해여행자들에게 알려내도록 협치해내는 게 ‘CEO’인 지자체장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화기획자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해 온 나 역시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업가의 마인드’로 더 진취적으로 달려 남해를 잘 담아내고 잘 소개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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