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 네.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부산교대 총장 임기는 끝이 났지만 매주 수업을 하고, 국내 최대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을 5년째 역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15만 전 회원 직선투표로 지방에서 처음으로 한국교총 회장으로 당선된 이래, 2019년에는 재선되었습니다. 직선 선거로 두 번 연속 당선된 것은 한국교총 73년 역사상 제가 최초입니다.
한국교총 회장직과 수업을 병행하다보니 시간을 쪼개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바삐 생활하고 있어 가족들에겐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고, 이래저래 향우님들께도 자주 인사를 못 드려 송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한 마음으로 설 명절 인사를 드립니다. 

▲ 고등학교까지 남해에서 나오셨다고 들었습니다만
= 네. 고현면 포상리에서 태어나 고현초등학교, 고현중학교, 남해제일고등학교(남해종고)를 졸업했으니까요. 참. 그러고 보니 올해가 신축년(辛丑年)이고 제가 남해에서 태어난 해인 1961년도 신축년(辛丑年)입니다. 딱 60세가 됐군요.  60년은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삶을 반추하고 앞으로를 계획하고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의 의미가 있습니다. 남해에서 다시 태어났다는 마음으로 향우회와 향우님들을 위한 조그마한 역할이라도 주어진다면 성심껏 다할 것입니다.

▲ 제21대 총선 출마를 기대했었는데 중간에 접으셔서 많은 향우들이 안타까워하고 궁금해 했습니다. 당시 상황과 밝히지 못했던 속사정이 있으시면 속 시원히 말씀해 주십시오. 
= 아무래도 정치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제가 전국 15만 선생님을 회원으로 가진 최대교원단체 한국교총 직선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고,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활동을 하다보니 정당  에서 교육직능을 대표하는 교육계 인사로 필요로 했던 모양입니다. 역대 교총회장 중에서도 국회에 진출하셨던 분이 계시기도 하고요. 당시 비례대표 최상위권에 배정하거나, 지역구 전략공천 후보로도 확정되었던 걸로 알고  습니다. 이런 상황이 조금씩 향우사회에 회자되기 시작된 것이죠.
하지만 한국교총 회장으로 재선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데다가, 정치인보다는 교육자로서 부산 교육의 밀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향우님들의 고견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뜻하지 않게 닥친 불가항력적 코로나 확진으로 결국 불출마를 선택했습니다. 향우님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합니다.

▲ 제51대 류지선 회장님 취임 당시 교육분과위원장으로 2012년 신년하례회에서 재부남해군향우회 운영방향과 비전, 4대 전략, 16개 과제를 기획하시고, 신년하례회에서 발표하신 것으로 압니다.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 네. 당시에는 획기적인 <생과 배려가 꽃피는 100년 명품 향우회>  비전과 청사진을 주창했었죠. 2011년 11월에는 재부남해군향우회 이사회에서 “재부남해군향우회의 조직안전망 구축 전략”을 주제로 발표회도 가졌습니다. 향우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향우님들의 삶의 질 제고, 그리고 이를 위한 회원·조직통합, 정보통합관리, 직능별 활성화 강화, 향토사회 활동 지원의 4개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4개 전략 아래에는 각각 4개씩 16개의 구체적 상생의 실천과제들을 강구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재부남해군향우회 회지 2015년 제30호(향우회 70년역사), 314페이지에 상세 수록되어 있습니다.

▲ 향우회 발전을 위한 시스템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또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재부남해군향우회가 나아갈 방향이나 발전 전략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10년전 당시, 류지선 회장께서는 명품향우회 100년을 유지하려면 향우회의 시스템화가 절대적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부산교대에서 법제도를 강의하는 저에게 그 방안 수립을 제안했던 것이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이후 6개월 여 동안 향우회 실태와 문제점, 향우회 발전방향을 고심하고, 고문단과 자문위원, 각급 면 회장님 등을 만나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던 게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류회장님 또한 거액의 사비로 재부남해군향우회보인 “보물섬 메아리”를 발간하여 시스템 안정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특히 기금을 확충해서 노후화된 향우회 사무실을 하루속히 신축해서 향우들의 복리증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독려하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주창한 “상생과 배려가 꽃피는 100년 명품 향우회”의 실천 전략을 새로 취임하는 신임회장님께서 다시금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1세대 향우들의 고령화를 감안할 때, 향우회관 또한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기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해 복지혜택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 재부남해군향우회 오피니언 리더로서 고향 남해에 대해 애착이 강하다고 듣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 그럼요. 제 조부님과 부친께서 양대에 걸쳐 독립운동을 하신 곳이기도 하고, 제가 고등학교까지 성장해 온 자랑스러운 고향이니까요. 중학교 2학년 때, 저희 집안이 왜 이렇게 힘든 가난한 생활을 해야 되는지, 그때 독립운동가 집안이 다 그렇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반항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를 가르친 선생님께서는 집안의 어려운 형편보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셨고, 주변의 여러 향우들의 물심양명 도움도 컸습니다. 그렇기에 그나마 지금의 위치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하니, 어찌 남해를 사랑하고 존중하지 않겠습니까?

▲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지난 총선 때 정치로 나가지 않은 데 대해, 향우님들은 한결같이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교육자로서 부산 교육을 위해 더 큰 역할과 책임질 자리를 찾아 나서라는 따뜻한 성원도 보냈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향우님들의 깊은 뜻을 잘 헤아려 “상생과 배려가 꽃피는 100년 명품 향우회” 실현을 앞당기는 밀알이 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이제 곧 6년의 교총회장직이 끝나는 만큼 부산교육을 위해서도 열정과 열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 끝으로 재부 향우님들께 한 말씀 해 주십시오.
= 설 명절을 앞두고 오늘은 입춘(立春)입니다. 고향 남해군민 여러분과 향우님, 신축년(辛丑年) 새해에는 뜻하신 바대로 입춘대길(立春大吉)하시고 각 가정에는 건양다경(建陽多慶)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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