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씨드플러스(주) 류지선 회장이 남해 시금치의 특징과 장점, 남해의 종자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해성씨드플러스(주) 류지선 회장이 남해 시금치의 특징과 장점, 남해의 종자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해 시금치 ‘보물초’의 주류인 기존 사계절 품종의 저항성을 강화하고 엽색을 보완한 ‘사계절플러스’ 품종이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각고의 연구와 시험재배를 통해 2019년 드디어 출시됐다. 2020년도에 군내 50농가와 남해군 농업기술센터 내 시범포에 보급돼 시범재배한 결과 지난 1월 7일 공식 ‘보물초 품종 비교평가회’에서 △당도 △뿌리 발육상태 △단작업 용이성 등 3개 항목 모두에서 ‘사계절플러스’와 ‘사계절’이 우수한 성적과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남해 시금치 주류는 ‘사계절’ 계열 품종이 대종인데 이번에 맛(당도), 저항성, 엽색 등 품종 개량을 위해 노력해 온 해성씨드플러스(주) 류지선 회장을 만나 남해의 특색에 맞는 품종 개발을 위한 고민과 노력, 결실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침 류지선 회장은 지난달 29일 고향 남해를 방문해 새남해농협 설천지점의 시금치 경매 현장과 인근 시금치 포장을 둘러보는 중이어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편집자 주>

▲ 먼저 지난달 7일 보물초 품종 비교평가회에서 시금치 ‘사계절’과 ‘사계절플러스’가 우수 등급을 받은 셈인데 소감은 
= 종자사업을 시작한 지 40년인데 남해의 토양과 기후 특색에 맡는 시금치 품종을 개발ㆍ연구한 결실로 나온 ‘사계절’과 ‘사계절플러스’ 품종이 맛과 작업 용이성 등 여러 측면에서 남해사람들의 선택을 받게 된 것 같아 정말 무척 기쁘다. 이는 비단 저 혼자만의 결실은 아니고 20여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남해군 시금치의 품종 단일화를 통한 ‘브랜드화’ 작업을 함께 해 온 군 지자체와 농협ㆍ농협시금치 관련 종사자와 시금치 작목반과 농가들의 깊은 관심과 호응 덕분이다. 이런 관심 덕분에 저도 열 일을 제쳐놓고 남해 시금치 품종 개발과 연구, 종자의 남해 우선공급 등 과감한 작업들을 할 용기와 힘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해의 시금치 농가와 군민들이 함께 이룬 쾌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 내병성이나 소비자가 선호하는 엽색 등 여러 시장 요인 때문에 시금치 품종 다양화 논의가 중간중간에 나오기도 했는데 남해에서는 비교적 품종 ‘단일화’의 길을 걸어왔다. 그동안 품종 단일화 추진 시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시금치 종자를 공급하는 사업가로서 답하기는 쉽지 않은 질문인데, 고향 남해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남해군 시금치의 ‘품종 단일화’는 남해 농가와 군민들의 힘겨웠지만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남해는 이 품종 단일화를 통해 해풍맞고 자란 고당도 시금치라는 ‘남해 시금치’의 특징을 잘 살리고 지켜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금치 주산단지인 포항이나 신안 등지는 종자량 부족 등의 이유로 여러 회사의 서로 다른 품종을 심는 ‘품종 다양화’의 길을 걸었지만 오히려 특징을 살리지 못하면서 시금치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남해시금치의 품종단일화가 보물초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2019년 개발해서 2020년 시범 파종ㆍ재배했던 신품종 시금치 ‘사계절플러스’의 특성은 무엇인지 
= 20년 전 남해에는 서면 일부 지역에서 ‘조선 시금치’라는 재래종 시금치가 재배됐었는데 이후 채소종자 세계1위 회사인 다끼이 종묘와 공동으로 연구ㆍ개발해 ‘사계절’ 품종을 남해에 최초로 공급했다. 당시 기존 재래종 시금치의 고정관념 때문에 품종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월동시금치로 사계절은 결각이 있고 해풍에 의해 엽육이 튼실하며 당이 축적되는 특성과 뿌리 붉은 맛좋은 시금치로 점차 각광을 받게 됐다. 당시 지자체와 농협, 농가의 결단으로 품종 단일화와 함께 남해만의 시금치 ‘브랜드’를 만들면서 드디어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재래종에 비해 병도 강하고 수확량도 많아서 획기적이었지만 다년간 재배에 따른 연작 피해, 고온다습한 기후변화 등으로 내병성과 습해 피해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품종 개선ㆍ연구에 주력한 결과 사계절의 특징인 당도, 맛, 결각, 뿌리 등을 유지하면서 노균병과 습해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게 됐다. 이것이 ‘사계절플러스’이다. 결국 사계절과 사계절플러스는 한 핏줄이다. 사계절플러스는 내병성, 엽색 등의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결각, 고당도 등 장점을 살린,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시금치 종자인 셈이다.  
지난해 사계절플러스를 남해 일부 농가에 공급해서 재배한 결과 사계절과 유사한 장점을 유지하고 문제가 되었던 습해, 노균병, 엽색, 이형주 등이 완벽하게 개선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 남해의 시금치 종자 공급과 관련한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 더 개선하고 확장해야 할 사업들이 있지만 몇 년 후에 저는 사업 일선에서 은퇴할 계획이다. 은퇴 후 저도 고향에서 시금치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웃음)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바가 있다. 남해 시금치는 품종 단일화를 통해 남해시금치인 ‘보물초’라는 ‘브랜드 파워’를 쌓아왔고 이 특징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2년 동안 시금치 작황을 본 결과 유럽종 시금치가 남해에 유입되어 보물초의 자랑인 맛과 당도, 식미의 특징을 잃어버리게 하고 있고 월동기에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남해 전체의 시금치 브랜드가 소실될까 걱정된다.      

▲ 지금까지 가장 자랑스러웠던 때가 언제인지
= 남해 시금치가 품종의 단일화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고 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을 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 특히 2015년 남해의 사계절 시금치가 농협에서 선정하는 명인ㆍ명작에 선정되고 이때 서면 시금치 작목반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을 때가 일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종자개발로 2017년 농업의 날에 ‘동탑산업훈장’을 받게 됐는데 모두 고향 사람들의 도움 덕분이고 이 감사한 마음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다.   
 
▲ 시금치 농가를 비롯한 군민들에게 한 말씀 
= 보물섬 시금치의 브랜드 이미지인 맛과 당도는 우리 남해 농가들이 오랫동안 힘겹게 쌓아올린 공든탑이고 우리 군민들이 이 성과를 이룬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남해 보물섬 시금치의 브랜드를 지켜줄 사계절플러스와 사계절 시금치를 통해 남해 보물초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고소득을 얻고 행복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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