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사람 보고,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로이 갈 수 있도록 부디 무탈하게, 온전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해주세요”

만일 코로나19 이전처럼 해맞이 축제가 열렸더라면, 가장 먼저 빌었을 공통의 소원이 아니었을까. 해마다 겨울 이맘때면 남해 상주 해맞이 축제 속 뜨끈한 물메기 한 그릇이 함께 생각난다. 특히 주당들이라면 더더욱 그리울 뜨끈한 물메기탕과 유년 시절 해풍을 맞고 꾸덕꾸덕 잘 말린 물메기에 된장을 발라 쪄먹던 물메기찜도 눈앞에 아른댈 것이다. 

상주면 금포 앞바다는 ‘남해 물메기’의 주산지라 불릴 정도로 물메기로 유명했으나 올해는 그리 재미가 좋지 못하다. 김충선 연안통발자율관리공동체 위원장은 “고정식인 통발에서도 물메기가 제법 들고, 특히 이쪽 저쪽 다니는 자망에서는 더 물메기 수확량이 많다. 그러나 올해는 상주 물메기 축제도 없고, 코로나 19 여파로 물메기 값이 그리 좋지 못하다. 전년 비례해서 70% 정도의 금액이라 보면 된다. 이를테면 작년에 50~60센티 정도 하는 대(大)자 물메기가 3만원이었다면 올해는 2만원선에 그친다. 가격이 다운되다보니 어민들의 삶도 팍팍하다”고 말했다.

‘못생김주의보’가 딱 떠오르는 생김새로 인해 예전에는 잡자마자 바다에 던지기도 했다는 물메기지만 흐물흐물한 살집과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맑고 시원한 국물로 그 담백한 겨울별미에 빠진 애호가들이 많다.

남해읍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상인은 “사실 이런 뜨끈한 탕은 가정에서 끓여 먹는 것도 맛있지만, 반가운 얼굴들과 소주 한 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어울려 먹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되는데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방역지침 때문에 물메기탕이 예전만큼은 덜 나가긴 하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 중순, 2월말까지 제철이니만큼 더 늦기 전에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듬뿍 담긴 남해 물메기 많이 드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21년 다가오는 봄은 여리여리 하니 무척이나 부드러운 남해 물메기의 속살처럼 단백하고 부드럽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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