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처음 한 헌혈이 이제는 습관…하고 나면 기분이 좋거든요”
“군대에서 처음 한 헌혈이 이제는 습관…하고 나면 기분이 좋거든요”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1.01.22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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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마다 헌혈하는 군청 의사팀 구전회 주무관, ‘혈소판ㆍ혈장’ 헌혈 100회 달성 목전
구전회 주무관이 받은 적십자헌혈유공장 30회(은색), 50회(금색)
구전회 주무관이 받은 적십자헌혈유공장 30회(은색), 50회(금색)

보름마다 헌혈하러 가는 청년이 있다. 직업은 공무원, 멀끔하니 인물도 좋다. 그런 그가 데이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약속이 바로 ‘대한적십자사 경남혈액원’과의 약속인 ‘혈소판, 혈장 헌혈’이라는 사람. 이름은 ‘구전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니 LG 구광모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한다.

20대 군 복무 시절, 초코파이 준다는 말에 털래털래 따라가서 처음 경험해 본 헌혈. 그 당시 헌혈 버스 차량이 와서 10분 가량 피를 뽑아가는 ‘전혈’을 했다. 물론 그때는 그게 ‘전혈’인지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초코파이가 탐났던 군인이었을 뿐이라고. 그랬던 그가 지금은 몸 상태가 좋고 각종 수치가 좋을 때면 40분, 처음 하거나 오랫동안 헌혈을 안 한 경우는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혈소판ㆍ혈장 헌혈’을 2주 내지는 3주 단위로 꾸준히 하는 ‘열혈–헌혈-청년’이 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혈액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지금, 멀리 창원시까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러 가는 구전회 주무관이 본격적으로 헌혈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궁금해졌다.

1984년생인 구전회 씨는 “20대 중반에는 공무원 준비하러 서울서 공부할 무렵이라 대충 먹고 헌혈하러 가는 바람에 안된다고 튕긴 적이 한 번 있었다. 2018년 9월 첫 발령을 받아 남해군에 살면서부터는 좋은 자연에서 난 먹거리 덕분인지 한 번도 거부당하지 않고 늘 좋은 수치를 받아 꾸준히 헌혈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두 달 주기로 할 수 있는 ‘전혈’만 하다가 한날 노란색 액체를 뽑는 걸 보고 물어봤더니 그게 ‘혈장’ 헌혈이고 이러한 혈장이나 혈소판 헌혈은 건강상태만 좋으면 2주 주기로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돼 그때부터 꾸준하게 헌혈을 하게 됐고 헌혈 덕분에 창원 계신 부모님께도 자주 들르게 됐다”고 한다. 

무서워서 헌혈을 못 하겠다는 원초적인 질문에 “아무래도 바늘이 크니까 솔직히 겁난다. 그러나 한번 해보고 나면 바늘을 ‘안 쳐다보는’ 요령이 생긴다”며 웃는다. 오히려 헌혈하는 그로서는 굵은 주사 바늘보다 선입견이나 시선이 더 불편하다고 한다. 가령 ‘코로나 19 시국에 무슨 헌혈이냐, 너 그러다 코로나 걸린다’ 라던지 ‘골프 치러 가고, 축구 하러 가는 사람에겐 그렇게 자주 가느냐고 묻지 않으면서 헌혈하러 간다고 하면 혹시 집에 누구 아픈 사람 있느냐며 의아해 한다’ 는 게 더 난처하게 한다고.

‘피는 거짓말을 못한다’며 구전회 씨는 “혹여나 헌혈 전날 술을 먹거나 고기를 먹고 난 후 헌혈을 하면 맥주 거품처럼 기름이 뜨기 때문에 결국 그 피는 쓸 수가 없다”며 “건강한 상태로, 건강한 피를 기부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내 지인에게 이 피가 쓰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헌혈 전에는 커피조차 마시지 않고 진지하게 궁서체로 임한다”고 말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청년 구전회 씨는 “사실 제가 뭐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돈이라도 많아서 LG 구회장님처럼 생활치료 센터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이…다만 제가 건강하니 봉사라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까 이제 습관이 된 것 같다. (저 아닌 누구라도) 헌혈이야말로 한번 해보면 제일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나눔인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건강한 헌혈을 위한 생활습관이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헌혈 때문만은 아닌데 본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특히 의회 근무는 늘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관념이 강해서 오전 6시 전에는 꼭 일어나지만 헌혈로 인한 ‘꿀잠’을 위해 알람을 맞춰서라도 밤 11시 전으로 잠들려 한다. 왜 좋은 음식 만드는 식당 주인들이 꼭 하는 단골 멘트 있지 않나. 내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든다고…헌혈을 하다 보니 제 몸에 대한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같은 값이면 제대로 된 피가 들어가야지, 얄궂은 피가 들어가게 해선 안 되지 하는 그 마음은 늘 품고 있다”고 한다. 

오는 3월이면 100회 훈장을 받게 되는 그는 100회까지는 오래 걸렸다고, 이후 5~6년 목표로 200회 달성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나아가 서부 경남 헌혈왕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건강한 그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헌혈하겠다”는 건강한 다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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