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말, 70년대초 
남해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이 있었던 
그 때 그 시절의 남해대교와 노량

경제적 불안감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과거의 좋았던 당시를 추억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고 한다. 팍팍한 삶을 견디기 위한 나름의 노력일 것이다. 이 때문인지 제일 즐거웠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 6~70년대 혹은 7~80년대, 8~90년대, 각자가 추억하고 싶은 시대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추억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존재일 것이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기분 좋은 기억들.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옛날의 향수를 통해 지친 일상을 위안 받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옛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남해대교에서 선명한 듯 점점 흐릿해져만 가는 기억을 다시금 뚜렷하게 만들어줄 추억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남해대교와 노량항을 떠올리면 남해사람들은 한 두가지 정도의 추억을 다 가지고 있을 것이고 마음속에는 다들 ‘그 땐 그랬지’ 하고 생각 할 것이다. 남해대교가 있기 전 노량에서 부산까지, 외국가는 것 보다 더 힘들게 그 먼 뱃길을 삼천포, 통영을 돌아 배멀미 하면서 밤새 항해하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 다 생각이 날 것이다. 

남해와 하동 사이는 600m밖에 되지 않지만 육지와 단절돼 산업·경제·교통 면에서 고립 상태였다. 노량해협은 36m정도의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이곳에 교량을 가설한다는 것은 그 당시 국내 기술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1966년 지형, 지질, 수심, 조수등 국내와 일본 조사단의 조사결과 자연적인 조건 때문에 현수교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1968년 5월 일본의 기술로 설계·시공된 길이 660m, 너비 12m, 높이 52m의 남해대교가 1973년 6월 22일 준공되었다. 준공될 당시 중앙경간이 404m인 남해대교는 세계에서 20번째로 긴 다리였으며,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였던 일본 와카토대교의 중앙경간 366m보다 길었다고 한다. 일본의 기술진은 남해대교의 경험을 발판으로 1998년 세계 최장의 중앙경간 1991m를 자랑하는 아카시대교를 완성하였고 우리나라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의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SK건설과 함께 2017년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총길이 3.6km 세계최장 터키의 차나칼레 대교를 현재 시공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 이순신대교, 광안대교 등 국내 수많은 대교가 시공되었지만 준공당시만 해도 현수교로서는 남해대교가 유일했고 동양최대인 대교를 구경하고 가야 나중에 좋은 곳으로 간다는 소문까지 겹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남해인들의 자랑거리였다. 그런 명성의 대교가 2003년 4월 창선 삼천포대교 개통, 2018년 9월 노량대교 개통이후 우리 남해 사람들에게도 차츰 멀어져 가는 것 같았는데 준공 당시 남해군민 모두가 나와서 다 걸어보면서 감격해 하던 그 시절을 회상해 보면 너무 쉽게 잊혀지는 것 같아서 지날 때마다 옛 추억도 생각나고 아쉬움이 함께 교차한 것 같다.

재도약하는 남해대교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에서 올해 전국 4개소의 해안권 및 내륙권 개발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량 기능이 사실상 중단된 우리 남해대교를 관광자원화하는데 190억원을 투입해 남해대교를 ‘신개념 문화·관광 교량’으로 재생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앞으로 해상카페와 전망대, 조명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는데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친 뒤 2022년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 2023년 모든 공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남해군에서도 보도중심의 교량전환시 문제점 등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새로운 남해대교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영시의 달아전망대 37억원에 비해 무려 190억의 엄청난 예산 확보가 국토교통부를 담당하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하영제 국회의원의 국회에서 활동과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장충남 군수의 여당관계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에 대한 특별한 노력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우리 군민들이 추억으로만 남을까봐 가슴 졸이던 남해대교가 새롭게 재탄생할 계기가 마련된 것 같고 완공된 그 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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