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대지를 밝혀줄 햇살이 찬란히 모습을 드리웠습니다. 때마침 상서로운 기운이 해풍을 타고 남해 곳곳을 환하게 비춰줍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새해에 맞이하는 기분이란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그것은 새날, 새것, 새달, 새해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일 것입니다. 그 기대감은 무엇을 해야 한다,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이어지면서 무언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통 메시지라고 하면 특별히 어떤 의미가 담겨 있거나 상황을 반전시키는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앞마당에 핀 꽃의 색상도 의미를 담은 메시지가 될 수 있으며 잎이나 열매를 통해서도 메시지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메시지는 특별한 날에만 오는 것이라기보다 날을 특정하지 않고 사방팔방 곳곳에서 몰려옵니다. 집 안팎에서 들려오기도 하고 바람과 물, 공기와 자연으로부터 전해오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저 먼 우주의 한 곳에서 들리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는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메시지, 고요하고 잠잠한 가운데에서 들려오는 메시지는 기존의 질서를 능가하는 보통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랑과 자비의 뜻이 담겨 있기도 하고 세상을 움직일 힘이 잠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일상은 거의 모두 이러한 메시지를 통하여 의미를 부여받기도 하고 나름대로 지혜를 도모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메시지를 얼마나 잘 맞아들이고 감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받았을 때 그것이 왜 오게 되었는지, 상대가 어떤 메시지를 보냈을 때 그는 왜 이러한 메시지를 보냈는지,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또는 자연에서 오는 메시지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지, 이를 통하여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이며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감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메시지가 올지라도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를 안심시켜 줄 의미 있는 메시지가 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이 쉬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입니다만 아주 사소한 행위라도 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코로나19를 통하여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침을 함부로 뱉는다거나 콧물을 땅 위에 푸는 행위 등입니다. 만약 심기가 불편하다든지 부정이나 분노에 찌든 상태에서는 침이나 콧물, 땀의 성분일지라도 악성이 되어 바이러스와 결합할 수도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혹자들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우리의 인체 내 세포가 마음 작용에 따라 면역력이 차이가 날 수도 있기에 결코 허투루 한 이야기도 아닐 것입니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외부 환경이나 내면의 부조화로 인한 발병이라면 이에 대한 환경적, 심리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만약 이것이 욕망이나 탐욕의 문제로서 모든 일의 원인이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일어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것이라면 이를 도외시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이 새해 우리에게 남겨진 또 하나의 메시지라면 말입니다. 
이 의미를 알아차린다면 신선함이 무한히 담겨 모든 질병을 이겨낼 면역항체로 남아 몸을 윤택하게 해 줄 에너지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분노라든가 부정적 언사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생명이 살고 죽는 것이 한마음에 달려있다는 철학적 소견을 외면해서는 안 될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절단하고 자르고 망가트리고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대상이 아니라 더욱 사랑하고 공경해야 할 생명의 한 부류이기 때문입니다. 생각 하나에 따라서는 뭇 생명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생명 위기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지금까지의 관념을 바꾸지 않은 채 새로움을 이끌려고 하지만 이것은 생각이나 다짐만으로는 이루어 낼 수 없는 문제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성현들의 모습을 보면 버리고 비움으로써 그 가치를 몸소 증명하였다는 점에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가치입니다. 이처럼 엄정한 시기에 우리에게 던져진 메시지를 어떻게든 재해석하여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우리가 먹는 분노와 부정의 마음조차도 바이러스와 연관이 된다면 이를 다스릴 방편에서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져야 합니다.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관점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어정쩡하게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내려놓는 것입니다. 
밖에서 진행되는 처방 이상으로 마음에서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기존의 관점을 벗어나려는 열정이 있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편에서 응용할 수 있는 것이 명상과 수련과 같이 자신을 다스리는 훈련입니다. 

올해는 우리가 모두 이러한 메시지를 찾고 반드시 그 뜻을 기려야 할 것입니다. 거리를 두고, 모임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담아내야 할 의미 있는 처방이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을 안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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