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나무가 없어 늦가을 추위가 오기 전에
산에 가서 낙엽을 끌어모았다.
겨울을 나기 위한 월동준비
연탄보일러가 나오기 전의 옛 이야기,
그해 겨울, 마른 장작은 빨리 타기에
생솔가지 중간에 넣으며
눈물 흘렸던 아궁이에 불 넣기,
오래된 부뚜막 틈새 연기 막을 길 없다.
어머니의 소망이 담긴 정화수
부뚜막 옆에 섣달 그믐날 촛불 밝히던 추억이
겨울 바람에 밀려오건만 나무 부살개*
갈비*는 지금 없다.
소죽 쑤기도 일이었지만 이제는
외양간도 철거되고 없는 오래된 집
말 못할 걱정을 적은 일기장 불태웠지만
근심은 타지 않았다.
남은 불씨에 고구마 구워
옹기종기 모여 보낸 긴 겨울
어린 시절의 기억
굴뚝 연통 속에 숨어 잠들었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피며,
이 겨울 추위 녹일 수 있는
마음의 잉걸불 놓고
문틈 막아본다.
* 부살개 : 불쏘시개의 방언
* 갈 비 : 솔가리의 사투리이며, 남해말로 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