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봄, 여름, 가을, 겨울 하루도 빠짐없이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침묵하기를, 날숨 하나 들숨 하나에도 조바심했던 한 해를 뒤돌아봅니다. 보신각 타종소리를 들을 수 없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겠지만, 향우님 각자의 마음으로 만든 멋진 종이 2021년 신축년 시작의 알림으로 울려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어렵고 힘든 시기, 향우님들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보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인사가 솔직히 먼저 나오는 한 해였습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도 2020년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생채기를 남기고 지나갑니다. 
이토록 무탈의 간절함으로 안부를 여쭙던 적이 언제 또 있었던가요? 연일 신규 확진자 발표에 탄식을 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타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어 우려되는 바가 크고, 현재도 그리고 가까운 미래까지도 호전을 기대하기가 힘들 것으로 다들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정 고향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그곳은 언제나 우리의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마음이 들락거리는 곳으로 오늘도 고향의 섬을 타고 어디엔가 머물고 있습니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뵈러 남해로 갈 때도 고향에 피해를 줄까 혹여나 행여나 하는 고민으로 스스로 먼저 경계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향방문을 환영한다는 옛 플랜카드는 이제 뒤바뀐 내용으로 내걸리고 있으니 참으로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분명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겠지요. 만시지탄이지만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지, 순응의 교훈을 망각한 인간의 욕망들이 만들어낸 재앙은 아닐는지요. 어쩌면 이 악마들과 우리는 동반자가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합니다.

빠른 종식을 위해 냉정하게 얼굴을 가려야 하는 것쯤이야, 비대면의 거리두기쯤이야 오늘 생명을 두고 백신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그나마 코로나 시대의 극복을 앞당기는 시너지가 되지 않을는지요.

지난 12월 19일 재경상주면 향우산악회에서는 송년산행을 ‘온라인사진콘테스트’로 대신하였고, 2021년 시작과 함께 ‘향우인사나누기’ 캠페인을 단체카톡방을 통해 가지려 합니다.
향우님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 팬데믹 하에서도 세계는 패권싸움이고, 국내는 정권싸움에 양분되어 거짓과 진실이 충돌하며 비상식이 상식을 지배하려 덤벼들고 내로남불의 아시타비가 정국을 요동치는 사이 영업중단, 폐업, 휴직 등 2020년 민초의 삶도 역사 속으로 저물었습니다. 제각기 말 못하는 아쉬움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인내와 성숙함으로 받아 지니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불안감도 다시 한번 희망으로 바꿔갑시다.
어려울 때 가장 많이 성장한다는 말을 우리는 기억하여야 합니다. 2021년 신축년 새해에도 향우님들의 안녕과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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