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결빙된 도로에서 차량통제 봉사를 하고 있는 이정기 자율방제단장 (제보자 사진제공)
새해 첫날, 결빙된 도로에서 차량통제 봉사를 하고 있는 이정기 자율방제단장 (제보자 사진제공)

새해를 맞이한 지 3일째 되던 날, 신문사로 한 제보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을 ‘미조 거주 주민’이라 밝힌 수화기 너머 제보자는 “여기가 미조 송정마을인데, 1월 1일에 해돋이 보러 갔는데 그짝에 수도관이 터져 가지고 도로가 한강이 되가꼬, 다 얼어서 미끌거리는데 누가 거기 서서 교통정리를 하는 기라. 내가 바빠가지고 갈 때 보고 올 때 보니 몇 시간째 거기 서서 염화칼슘인가 암튼 그것도 뿌리고 그래 하길래 ‘경찰한테 신고하지 이 고생을 하고 있냐’ 했더니 뭐 자기가 해도 된다 카대. 요새 연말이라고 별 얄구진 것도 신문에 다 실리곤 하는데 이런게 진짜 아니겠나 해서 이리 전화를 했다”며, “그냥 안면만 있는 사인데, 내가 사진 찍으니까 올리지 말라고 하긴 하던데 일단 연락해보고 꼭 좀 실어줘. 내가 (사진) 찍어서 낸줄은 알긴 알끼다”고 말했다. 

제보의 주인공, ‘새해벽두 송정 교통정리맨’은 바로 이정기 자율방재단장. 그날 아침의 상황을 묻자, 이 단장은 “그 사람이 사진을 몇 카트 찍더니 이래 연락이 오네”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서 “광역수도가 송정 19호선 도로변에 터져서, 한 50미터 구간이 다 얼었었다. 새해라 해돋이 본다고 차량 소통이 많았는데 그대로 두면 2차 사고의 위험이 있어서 그대로 면에 가서 염화칼슘을 싣고 와서 뿌리고, 신호봉 들고 감속하라고 신호를 했다. 새벽이고 신정이라 공무원들도 다 쉬는 날이니까 그냥 발견한 내가 했다”고 말했다. 

단장님도 일출을 보러 가신 거냐 묻자 “남해군 지역자율방재단장을 맡고 있다. 해마다 새해면 우리 단원들과 미조면 관내 해돋이 장소에서 차량안내 봉사를 하고 있는데, 그 날도 그거 하러 가는 길에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날 추운 도로변에서 봉사를 펼친 이 단장, 그걸 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오며 가며 살피다 기어이 사진 찍고 연락처까지 신문사에 보내온 제보자, 두 분 모두에게 감사와 신축년 한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라고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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