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진짜 미담 아이가. 꼭 좀 실어줘”
“이런 게 진짜 미담 아이가. 꼭 좀 실어줘”
  • 최윤정 기자
  • 승인 2021.01.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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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통제하다 이웃에게 제보당한 이정기 자율방재단장
새해 첫날, 결빙된 도로에서 차량통제 봉사를 하고 있는 이정기 자율방제단장 (제보자 사진제공)
새해 첫날, 결빙된 도로에서 차량통제 봉사를 하고 있는 이정기 자율방제단장 (제보자 사진제공)

새해를 맞이한 지 3일째 되던 날, 신문사로 한 제보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을 ‘미조 거주 주민’이라 밝힌 수화기 너머 제보자는 “여기가 미조 송정마을인데, 1월 1일에 해돋이 보러 갔는데 그짝에 수도관이 터져 가지고 도로가 한강이 되가꼬, 다 얼어서 미끌거리는데 누가 거기 서서 교통정리를 하는 기라. 내가 바빠가지고 갈 때 보고 올 때 보니 몇 시간째 거기 서서 염화칼슘인가 암튼 그것도 뿌리고 그래 하길래 ‘경찰한테 신고하지 이 고생을 하고 있냐’ 했더니 뭐 자기가 해도 된다 카대. 요새 연말이라고 별 얄구진 것도 신문에 다 실리곤 하는데 이런게 진짜 아니겠나 해서 이리 전화를 했다”며, “그냥 안면만 있는 사인데, 내가 사진 찍으니까 올리지 말라고 하긴 하던데 일단 연락해보고 꼭 좀 실어줘. 내가 (사진) 찍어서 낸줄은 알긴 알끼다”고 말했다. 

제보의 주인공, ‘새해벽두 송정 교통정리맨’은 바로 이정기 자율방재단장. 그날 아침의 상황을 묻자, 이 단장은 “그 사람이 사진을 몇 카트 찍더니 이래 연락이 오네”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서 “광역수도가 송정 19호선 도로변에 터져서, 한 50미터 구간이 다 얼었었다. 새해라 해돋이 본다고 차량 소통이 많았는데 그대로 두면 2차 사고의 위험이 있어서 그대로 면에 가서 염화칼슘을 싣고 와서 뿌리고, 신호봉 들고 감속하라고 신호를 했다. 새벽이고 신정이라 공무원들도 다 쉬는 날이니까 그냥 발견한 내가 했다”고 말했다. 

단장님도 일출을 보러 가신 거냐 묻자 “남해군 지역자율방재단장을 맡고 있다. 해마다 새해면 우리 단원들과 미조면 관내 해돋이 장소에서 차량안내 봉사를 하고 있는데, 그 날도 그거 하러 가는 길에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날 추운 도로변에서 봉사를 펼친 이 단장, 그걸 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오며 가며 살피다 기어이 사진 찍고 연락처까지 신문사에 보내온 제보자, 두 분 모두에게 감사와 신축년 한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라고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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