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보물섬어린이집 이미선 원장과 4살 아동들이 소망의집을 찾아 성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지난달 23일, 보물섬어린이집 이미선 원장과 4살 아동들이 소망의집을 찾아 성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지역 장애인거주시설과 경로당에 자원봉사와 성금을 기탁해 오면서도 ‘왼손이 모르도록’ 하여 드러나지 않았던 곳이 있다. 바로 군립 보물섬어린이집(원장 이미선)이다. 언제나 그렇듯, 지난 연말에도 아이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이 모은 성금을 조용히 기탁하고 일상을 이어가는데 한 학부모가 못내 아쉬워 읊조린 “우리 아이들도 좋은 일 하는데…”라는 한 마디가 와 닿아, 이미선 원장을 만나게 됐다. 

이미선 원장은 처음 군립 보물섬어린이집이 개원하던 2010년 봄,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남해소망의집(원장 김종은)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시설거주 장애인들과 손 잡는 것조차 어색하던 첫 만남을 지나 종이접기활동, 청소·목욕·산책 봉사를 계속해오며 이제는 만나면 크게 이름 부르며 포옹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이 원장은 지난 10년간 한번도 빠짐 없이 매달 한번씩, 남해소망의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해 왔다. 어린이집 원아들에게도 매년 돼지저금통 한 개씩을 나눠주고, 가정에는 ‘아이들이 칭찬받을 일 할때마다 성금을 모아주세요’라며 통신문을 보냈다. 그렇게 모인 50만원 가량의 성금을 겨울이 되면 소망의집에 기탁하고 아이들이 재롱잔치를 선보였다, 어버이날과 크리스마스 등에는 지역 경로당에도 아이들과 함께 찾으며 기쁨을 나눠 왔다. 김장철마다 경로당과 관리사무소 등지에 전달하는 김치는 이제 나누지 않으면 허전할 정도다. 2020년부터는 어린이집 교사들에게도 권해 함께 봉사활동을 하려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하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늘 해오던 재롱잔치와 같은 교류 방문또한 모두 취소돼 너무나 아쉬웠다고.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 원장은 “아는 사람 그냥 따라갔다가 시작하게 됐다.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가 없던 처음에는 솔직히 좀 겁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원예치료 보조와 색종이접기 활동을 하면서 그런 편견과 거리감이 점점 깨져서 이제는 정말 편해지고, 교류가 깊어졌다. 그렇게 해온 시간이 10년이고, 소망의집과 경로당 봉사는 우리 어린이집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하게도 올해 소망의집 자체에서 제작한 감사패도 받게 됐다. 코로나19가 조속히 끝나고,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이 전통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음은 있으되 봉사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이 원장은 “많은 분들이 봉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을 하시는 것 같다. 꼭 어딜 가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하는 것만이 봉사는 아니다. 한번은 어버이날에 요양원에서 노래를 부른 적도 있다. 부끄러워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거였다. 이런 것도 봉사가 되네? 하고 생각했었다. 처음엔 그런 건 봉사도 아닌 줄 알았는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걸 나눠주면 그게 봉사인 것 같다. 작은 용기만 있으면 된다”라며 봉사활동의 팁과, 작은 불씨 하나를 함께 전했다.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보며 너무 행복했다고 소망의집 식구들이 말씀해주시면 교사들과 아이들 모두 행복해했습니다. 원아들과 교사들이 소망의집을 방문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소망의집 매직드림팀 마술사가 원에서 마술쇼를 보여주며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이런 만남이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사회통합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봉사의 선순환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이러한 좋은 관계 안에서 아이들이 성장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 때는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미선 원장의 소망의집 기고글 발췌)

보물섬어린이집이 소망의집으로부터 받은 감사패
보물섬어린이집이 소망의집으로부터 받은 감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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