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탈 수 있는 단체 미끄럼틀과 주문진여과사로 채워진 모래놀이장
여럿이 함께 탈 수 있는 단체 미끄럼틀과 주문진여과사로 채워진 모래놀이장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들도 즐거워하는 짚라인 놀이시설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들도 즐거워하는 짚라인 놀이시설

모두가 기다려온 아이나라 놀이터의 문이 다시 열렸다. 연일 우중충하던 12월 하순, 크리스마스 연휴였던 지난 주말엔 거짓말처럼 햇살이 포근했고, 하늘은 활짝 개었다.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들어선 한 아빠의 첫 마디는 “남해 애들 여기 다 있네”였다. 읍은 물론, 이동과 삼동, 창선면에서도 아이들이 찾아왔다. 이 많은 아이들은 아이나라가 보수 중이었던 지난 14개월간 어떻게 ‘놀이터 본능’을 참아 왔던 걸까. 아장아장 걷는 유아들부터 청소년들까지, 아이들은 언덕의 대형미끄럼틀에서, 모래놀이터에서, 짚라인에서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놀고 있었다. 
놀이터는 단순히 놀이기구가 있는 곳이 아니라, 마을의 광장이라는 명제는 옳았다. 미리 약속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은 여기서 만나 곳곳에서 반가운 인사가 오가고 이야기꽃이 피어올랐다. 이 공간이 충분히 넓지 않았거나, 놀이시설이 낡아 위험했거나, 지루한 놀이터였다면 이날의 많은 아이들은, 학부모들은 이곳에 오지 않았을테니. 

아이나라 놀이터는 지난 2009년 처음 설치되었고, 접근성이 좋아 학부모와 아이들의 이용률이 높았으나 시설물 노후화와 안전사고의 위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철거 및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다. 적극적인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읍내 학교·유치원·어린이집 운영위원, 학원·교육시설 대표, 군 관계자가 모여 몇 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천편일률적인 놀이터가 아니라, 학부모와 아이들이 바라는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민관이 적극 머리를 맞댄 결과 새로워진 아이나라가 탄생했다.

현장에서 만난 남해유치원 운영위원장은 “최초의 설계도면보다는 상당히 잘 나왔다. 처음 도면에 있었던 바닥분수는 땅 속에 묻히는 예산만 2억이고 식수 사용에 따른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사실상 수질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많이 반대했다. 여름철에는 군에서 물놀이 시설을 대여해서 설치해 주기로 했다. 모래놀이장에 쓴 주문진여과사는 비싸고 좋은 모래다. 그늘막, 의자, 평상도 많이 설치됐다. 전반적으로 적은 예산 안에서 최대한 훌륭하게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삼동면에서 왔다는 한 학부모는 “색다른 놀이기구들이 있어서 좋다. 우리 면에는 제대로 된 놀이터가 없어서 늘 원정을 다니는데 여기 공사하는 동안은 스포츠파크까지 가야 했다. 공간이 넓어져서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아이나라 놀이터의 전면 리모델링에는 총 6억 5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주요 놀이시설물로는 모험놀이대, 모래놀이장, 짚라인, 쿨링포그 파고라 2개소, 펌프놀이장 1개소, 탄성포장된 중앙광장, 원목소재의 놀이집과 흔들말, 야외테이블과 의자, 그늘막 파라솔 6개소 등이 설치됐다. 그럼에도 예산부족으로 아직 실현하지 못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관련하여 학부모들의 의견과 군 환경녹지과의 답변을 아래에 정리했다.

한번 더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더 나은 아이나라를 위한 학부모의 목소리와 담당부서 환경녹지과의 답변

어둡고 위생관리가 잘 되지 않아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남산공원 화장실
어둡고 위생관리가 잘 되지 않아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남산공원 화장실
남산공원에서 내려가는 계단. 난간이 없어 내려올 때 군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노후화가 심하고 현재 폐쇄되어 있는 화장실 리모델링이 시급해 보인다 = 그렇다. 현재 수리보수계획은 있는데, 내년이 되어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화장실도 그렇지만 관리사무실, 모유수유실, 기저귀갈이대 등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모색 중이다. 내년 중엔 꼭 시행되도록 하겠다.

▲ 모래놀이장이 야생동물 화장실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아이들 안전사고 방지 및 위급시 구급처치 등, 상시 전담 관리인력이 필요하다 = 현재는 기존 남산공원 관리 인력이 아이나라도 병행해서 관리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인력 충원을 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겠다.

▲ 밤에는 주변이 너무 어두워 청소년 우범지대화 우려가 있다 = 짚라인 뒤편에 녹지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생활권에 방해가 안 되면서 우려되는 부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현재 비워져 있는 중앙광장에 정글짐 등의 메인 놀이시설을 설치할 계획이 있는지? = 중앙광장은 평소엔 비워 두고 킥보드나 자전거, 인라인을 타거나 막히는 것 없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게 하고, 여름에는 물놀이시설을 임차해 한시적으로 이용하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정 시설을 넣으면 공간활용이 줄어들어서 일단은 비워 두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 

▲ 개별미끄럼틀 오른쪽 끝편이 막혀 있어서 아이들의 동선에 불편이 있다. 애들이 얌전히 미끄럼만 타고 오르내리는 게 아니다 보니 주변에 심어둔 잔디는 이미 다 까져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남산에서 미끄럼틀 옆쪽으로 내려오는 계단에는 난간이 없어 한 노부부가 정말 불안해 하시며 겨우 내려오셨다 = 수렴하여 내년 계획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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