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문학상 최우수상 수상(맨 오른쪽)
한국해양문학상 최우수상 수상(맨 오른쪽)
지족초등학교에서 강의 중인 서관호 시인
지족초등학교에서 강의 중인 서관호 시인

창선면 보천마을 서관호 시인이 지난 3일 제5회 망운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 시인은 지난 8월 제24회 한국해양문학상 최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 망운문학상 대상 수상은 부산문인들 사이에서 남해 문인들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사기를 진작하였다.
2002년 현대시조를 통해 등단한 서 시인은 2018년~2019년 부산시조시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 우리나라 최초로 어린이시조문예지 <어린이시조나라>를 창간해 지금까지 발행을 이어오면서 시조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고향 창선으로 귀향해 9년째 살고 있는 서 시인과 전화통화로 근황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먼저 축하드립니다. 올해 큰 상을 2개 받으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관호 시조시인
서관호 시조시인

= 한국해양문학상은 저의 전공인 동시조를 수년간 준비하여 공모에 당선된 것이라 축하에 감사드리며, 망운문학상은 부원문학회(부산원로문인회)가 주는 상이므로 나이값이라고 할까요? 이 나이 될 때까지 뭘 했는지, 축하 받기가 부끄럽습니다.  

▲ 서 시인님에게 시조는 무엇(어떤 의미)입니까?
= 저는 시조에 제 이름을 걸었죠. 적어도 시조사에서는 저의 이름을 지우지 못하도록 할 테니까요. 그러니까 시조는 또 하나의 저의 이름입니다. 

▲ 그동안 다수의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작품집 소개와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저의 문단활동 중 으뜸은 최초 유일의 어린이시조문예지《어린이시조나라》22회 발행이고, 시조집 『남해도』등 15권의 문집을 내었습니다. 시인에게 작품은 제가 낳은 자식이니 귀하지 않은 게 있을까마는 저에게는 아직은 모두 습작이고, 언젠가는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 믿어봅니다. 문재가 부족하여 위대한 자원이나 유산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죄스러움을 함께 담아서 한 수 읊어드리지요

노량항 선착장엔 거북선이 그림 같다
느긋해 보이지만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충무공 나라 지키신 충무정신 강의 중.

큰 별 진 노량에서 거북선 올라보니 
주먹 불끈 쥐어진다, 내 할 일 찾고 싶다
나라의 격군이 되어 으쌰으쌰 젓고파.

- ‘남해 거북선’ 전문

▲ 많은 작품을 창작하신만큼 수상 경력도 화려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올해 받은 상 외에 특별히 애착이 가거나 자랑스러운 수상 이력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1973년 한국문화방송 주최 전국시조공모 장원, 2005년부터 공무원문예대전 4회 입상, 2009년 문예시대 작가상, 2015년 제2회 노을 동요제 장려상, 2015년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2019년 성파시조문학상, 2019년 민족시가 대상 등이 모두입니다. 총 12회의 수상 대부분이 당당히 겨루어서 받은 상이라 뿌듯합니다. 

▲ 2010년도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어린이시조문예지《어린이시조나라》발행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시조가 어린이들에게 주는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 너무 많아서 다 적을 수가 없군요. 한국인의 정체성,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창의성, 문화의 근본이 되는 언어능력, 세상을 한손에 틀어쥘 수 있는 논리력,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인간경영능력 등 많지요.

▲ 요즘 일반 문학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시조의 문학성과 대중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첫째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가의 문화정책이 제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조에서 좋은 작품이란 정형시로서의 형식을 지켜야 하는데 형식이 중구난방인 것이 문제인 것이고, 국가의 문화정책 중에는 시조에 관련된 국가기관이 없습니다. 작은 연구기관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올 한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국이 많이 힘듭니다. 지금까지 잘 이겨내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힘내라는 뜻이 담긴 시조 한 수 부탁드립니다.
= 나 하나의 방심이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고, 서민들의 밥그릇조차 박살내는 것이니 긴장의 끈을 바싹 조이기를 바라며 졸작을 드립니다.

부모님 여의고도 임종도 못하는데
가게가 문을 닫고 밥줄을 놓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왜 그리도 안 될까?

방심을 하다 보면 다리도 막아야 할 판
그 날이 오기 전에 긴장을 다잡아서
남해가 청정인 것을 지켜내면 좋겠네.

- ‘코로나19’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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