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세 윤  COP28 남해안남중권 공동유치위원장
조 세 윤
COP28 남해안남중권 공동유치위원장

지금 지구는 신음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미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대로 가면 인류와 지구 생태계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온 상승을 겪는 새로운 고통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는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급상황이라 할 정도로 임계점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유엔기후변화협약’이다.

1992년 6월, 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UNFCCC)’에 서명했다. 우리나라는 1993년에 이 협약에 가입했다.
이후 매년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가 개최되었고,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가입국이 해야 할 구체적인 의무를 담고 있는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채택했다.

교토의정서는 2008~2012년까지 선진국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도 수준 보다 평균 5.2% 감축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191개국과 유럽연합(EU)이 서명했고, 우리나라는 2002년 비준을 마쳤다.
2015년 21차 파리 당사국총회에서 가장 강력한 내용의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세계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면서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하여 2℃ 아래로 유지하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2℃가 지구인이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여수만이 아닌 경남 서부지역까지 남해안 남중권의 연대로 이어져 국제행사의 성공과 더불어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2007년 11월 여수엑스포 유치 성공 이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논의의 중심에 경남 서부 5개, 전남 동부 5개 시군이 함께 참여하여 ‘COP18 유치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2010년 국가계획으로 확정되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카타르에 양보하면서 남해안 남중권 10개 시군 지역사회는 큰 허탈감에 빠진 바 있다. 이제 8년 만에 다시 마음을 합하여 ‘COP28 남해안남중권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시 출발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깃발을 올린 것이다.

2018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양 도지사후보가 화개장터에서 만나 다시 영호남의 화합과 전진을 위해 손을 잡았고, 이어 2019년 전남 여수시와 경남 진주시를 비롯한, 10개 지자체 도민들이 모여 지역의 벽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을 모아 ‘COP28 남해안남중권유치위원회’를 출범했다.
남해안 남중권은 또한 영호남 화합의 상징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실험장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개최할 자격이 충분하고도 넘치는 곳이다.
남해안 남중권에는 여수산단, 광양제철소, 하동열병합발전소, 삼천포화력발전소 등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가득 찬 전국 최고의 오염지대로 남아 있기에, 변화와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2012년 여수엑스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산업단지에서 내뿜는 오염원은 그대로이고, 도로망이 개선되면서 차량 통행은 더 증가하여 오히려 미세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염원 배출이 심한 이 남해안 남중권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를 개최하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현실적 난국을 타개해보겠다는 영호남 도민들의 의지이자, 몸부림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기후변화 해법을 찾겠다는 주제로 개최된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이어 전 세계가 참여해 지구를 살리기 위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의 남해안 남중권 유치는 당연한 절차이자 수순이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이번 국제행사를 수도권이 아닌 남해안 남중권에 유치하는 것은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고 소멸되어 가는 지방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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