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철 호  남해치과 원장
이 철 호
남해치과 원장

지난 지방선거이후 군민들로부터 수시로 많은 의견과 연락이 온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해에 현안사업이 이렇게 많고 다양한지 개인에 관련된 의견이나 특정인에 한정된 것은 제외하고 우리군의 현재 그리고 미래에 있어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행정.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수시로 교환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남해읍 주민들이 제시한 음식물처리 바이오가스화 시설지역 결정에 대한 토론과정과 검토를 거친 후 공통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 폐기물매립장 내에 음식물처리시설 추진
지난달 24일 군정 브리핑을 통해서 우리 군이 하동군과 함께 사용할 ‘음식물류 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인「남해군 유기성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오는 2024년까지 기존 생활폐기물 처리장 인근에 일일 처리규모 33톤의 처리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는 이면에는 우리 군과 하동군 간의 업무 협약에 따라서, 생활폐기물 광역소각장은 하동에 설치하는 대신에 하동군과 남해군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처리시설은 광역화의 일환으로 우리 군에「남해군 유기성폐자원 바이오 가스화시설」을 설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 우리군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은 밀폐형이 아닌 노출형으로서 남해읍 지역민들이 음식물 쓰레기 악취로 많은 고통을 겪어 왔었다. 이런 와중에 음식물처리를 바이오가스화 시설로 현대화시켜 읍민들을 악취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고 하니 반갑기는 하다.

남해읍 외 다른 지역에 대한 조사나 검토를 해 보았는지 
혐오시설물로 분류하고 있는 음식물 처리시설물은 주민들의 집단민원 등의 이유로 한 번 건립되면 수십 년간 사용하게 되는 시설물이다. 더욱이 남해와 하동의 2개 군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로 인해 음식물쓰레기 운반차량의 빈번한 출입과 동선을 고려할 경우, 그 처리장의 위치를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매립장의 위치인 남해읍 남변리의 인근에 설치할 필요성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일종의 혐오·기피시설은 대부분 지역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거나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에 설치하여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것이 상식이다. 남해읍 중심지역 그리고 남해대학에서 직선거리로 1km 조금 더 되는 정도의 거리,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기존 쓰레기 매립장으로 악취와 모기 파리 등 해충발생 그리고 빈번한 차량통행으로 선소, 입현, 죽산마을 등 인근마을 주민들의 생활의 불편을 고려하면 타지역에 설치해야 하는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보는데 남해군에서 타지역에 대한 조사나 검토라도 하고 이런 결정을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물론 새로운 지역의 선택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 그리고 새로운 지역 선택에 따른 토지매입비, 용도지역 변경, 진입로 확보 등 많은 예산투입과 복잡한 행정절차 과정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이 되긴 하나 행정의 복잡한 절차나 어려움보다 과정과 소통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정책추진에 따른 행정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기존의 음식물쓰레기 매립장 인근에 추진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인근 주민이나 대다수 군민들은 판단하지 않을까. 

악취민원은 없어질까  
현재 음식물쓰레기 바이오 사업 중 국내에서 종합적인 시스템으로 성공적으로 가동 중인 시스템은 강원도 홍천디에이치엠 바이오에너지타운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인 디에이치엠이 개발과 운영에 성공사례로 많은 자치단체에서 참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나 실패사례도 있고 악취민원 등 상당한 과제도 안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2014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가동 중인 서울 동대문구, 진주시, 김해시, 속초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 바이오가스화 시설이 태반이 가동중지 되거나 하자보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6년이 지난 보고서이긴 하지만 아직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도 현실이고 특히,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을 해 보면 전북 익산시. 천안시를 포함한 여러 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음식물 쓰레기처리시설은 악취 민원으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가득하다고 한다. 
창문을 닫고 사는 계절에는 집안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밖으로 나오거나 여름철에는 악취로 인한 민원이 계속해서 제기 된다고 한다. 바람이 불지 않고 차가운 날씨로 지표면이 냉각된 상태에서 악취가 배출되면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되지만 아침에 해가 뜨면서 지면이 가열되면 약한 바람이 불게 되는데 이때 악취 물질은 풍향, 풍속 등 기류의 흐름을 따라 그대로 이동한다고 볼 수 있다. 

군민과 소통하는 행정이 되길 
입현매립지는 미래 남해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될 것이다. 그동안 악취와 미관상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던 남해읍 봉천 하류의 입현의 생태계가 다시 돌아왔다. 입현의 갈대 습지 그리고 수천마리의 철새 그리고 냇가의 숭어가 노니는 풍경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남해 자연의 보고가 된 것이다. 북변천 살리기 사업이 완공되면 남해제일고 입구에서 선소까지 걸어가는 남해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혐오시설을 특정한 지역으로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갈등과 소통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특정한 지역을 선정하기 전까지 남해군이나 하동군이 불편하지 않은 곳, 군민들의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지역을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기를 바란다.
군민 여론 수렴없이 결정된 정책은 군민의 지지도 받기 힘들고, 추진과정에서 두고두고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여론수렴과 지지를 받는 행정행위는 그 지역을 선도해 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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