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그림자도 지우는 흐린 하늘
지나온 세월은 어느새 지워지고
빈 마음으로 돌아서는 공허함으로
목울대 눌렸던 울음이
벚꽃 잎 떨어지듯 흘러내리는 눈물
하늘 가운데 듬성듬성 구름으로
덥혀가는 잿빛 하늘
빗물은 푸른 숲에 일직선으로 내려와
수시로 몸을 바꾸는 비구름 사이로
회색빛 하늘 가장자리
조금씩 여백을 만들어 놓는다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길
하나씩 발자국 찍으며 머물지 않고
휘어져 흐르다 사라지는 깜직한 몸바꿈은
지상과 하늘 사이 여백으로 남은
허공이 것이다
<작가약력>
남해 창선출생.
1991년 <한국시> 신인상으로 등단.
부산작가회의, 부산시인협회, 시울림 시낭송회 회원, 화전문학회 부회장
시집으로 <비문을 읽다>, <무심한 바람이 붉다> 외 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