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열정, 칼끝의 예술 '서각'
조용한 열정, 칼끝의 예술 '서각'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0.12.18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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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각협회 남해지부 창립전, 남해읍행정복지센터에서 24일(목)까지
한국서각협회 남해지부 회원들
남해읍행정복지센터에 전시된 회원들 서각 작품
남해읍행정복지센터에 전시된 회원들 서각 작품

무엇이 그리 소중했을까. 나무와 찬찬히 호흡하며 한 땀, 한 땀 집중하며 글과 그림을 새기는 작업인 서각 작품에 들인 정성을 보면 절로 드는 생각이다. 소중하지 않다면 결코 완성할 수 없을 법한, 한때의 치기어린 감정으로는 결코 완성할 수 없을 법한 ‘공들인 흔적’을 천천히 만끽하는 서각의 세계.

세계인을 고통 속에 밀어 넣은 코로나19바이러스 대혼란 속에서도 뭉툭한 칼과 망치 들고서 조용히 자신만의 침잠 속에 글귀가 주는 의미와 이야기에 집중하며 새겨가는 사람들, 보물섬 남해군의 서각인들이다. 
지난 14일부터 오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까지 2주간 남해읍행정복지센터 1, 2층 내외에서 열리는 서각 전시를 찾아, 도통 뭘 했던가 가늠이 되지 않는 2020년을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서각은 거짓을 모르는 나무 위에 글씨를 도드라지게 하는 양각, 글씨 부분을 파내는 음각 두 효과를 이용해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이야기를 살아있게 하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는 사단법인 한국서각협회 남해지부 창립전으로 14명의 다양한 감성과 철학을 만날 수 있는 40여점의 서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주혁 사무국장은 “서각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고생을 사서 하나 의아해하기도 하나 나무와 함께 호흡하며 오롯이 집중하면서 글이 주는 의미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낼 때 만나는 재미가 깊다”며 “석심 박용수 선생님의 끝없는 열정과 자유로운 상상에 감탄해가며 해 나간 작업들이라 회원 모두 한층 더 성장하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서각협회 남해지부 문봉석 지부장은 “자의든 타의든 찢겨 지고 갈라진 한 토막의 나무를 정성스레 쓰다듬고 문자와 채색으로 또 다른 생명감을 불어넣는 기나긴 작업이 서각이라고 할 때 작품 한 점 한점은 이야기가 된다”며 “몰두하는 시간에 끌려 긴 시간 동안 나무, 창칼, 평끌, 망치에서 전하는 공명이 남해지부 회원들에게 마음의 선물로 다가온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 남해지부는 더 정진하여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초대의 인사를 전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 심산(心山 내 마음의 산), 도조(韜照 자신의 재능을 감추다), 심시불(心是佛 마음에 부처가 있다) 등 다양한 글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서각전시를 통해 남은 한 해를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

(※함께 서각공부하실 분은 이주혁 사무국장(m.010-8709-035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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