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한 ‘스페이스 미조
스페이스미조 앞에서 본 바다 풍경
옥상에서 바로 보이는 ‘조도와 호도’
​​​​​현장 답사

지극히 폐쇄적인 사람일지라도, 닫혀 있는 일상일지언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별 없이 열려있는 창(窓)하나쯤 필요하다. 오랜 세월 어민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미조 북항 옛 냉동창고’가 미조면민들과 미조를 찾을 여행자와 예술가들이 쉬어갈 하나의 큰 창문으로의 역할을 해나갈 준비를 착착 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이자 주민들의 생활예술공간이 되어줄 옛 냉동창고의 새 이름인 ‘스페이스 미조’재생사업 현장답사가 지난 15일, 군 문화관광과 주관으로 이뤄졌다.

철거하고 부수는 게 아닌 기존 어민들의 삶의 역사가 서린 장소를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ㆍ변화시켜내기 위해 리뉴얼 과정을 거치고 있는 ‘스페이스 미조’의 현재 공정률은 80~85%에 달하며 내년 1월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25억원의 사업비로 중앙정원을 중심으로 미조냉동창고 아카이브, 미조홀(미조어업문화관) 및 어부 키친과 마켓, 디자인 스튜디오(작가 작업실), 예술가 레지던시(객실 4실) 등을 구성한다는 계획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 배진호 관광경제국장, 송도호 미조면장, 홍보영 홍보팀장, 김지영 관광정책팀장, 손영숙 문화예술팀장, 김명찬 관광콘텐츠팀장, 윤문기 바래길팀장 등, 문화관광에 핵심축을 이루는 모든 실무진들이 동행해 사업 진행 과정과 함께 앞으로의 운영 방향과 계획 등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중심에 서서 사업을 끌어오고 있는 주무팀장인 박종건 관광개발팀장이 재생사업현장을 직접 걸어가면서 공간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민과 창작자 잇는 ‘스페이스 미조’… 남해여행의 새로운 출발지
박종건 관광개발팀장은 “‘미조 구(舊) 냉동창고’는 4층 규모(연면적 1815㎡)의 건물로, 기능이 다하면서 2018년부터 재생사업의 공간이 됐다. ‘스페이스 미조’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질 이곳은 구 냉동창고의 모습을 그대로 살린 채 전시장과 공연장, 그리고 창작 공간 등이 들어선다”며 “냉동창고로 기능할 당시 사용됐던 냉각용 열교환기나 코일(coil) 등은 철거하지 않고 하나의 설치미술로 자리 잡을 예정이며, 얼음 수조는 현재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종건 팀장은 “이곳은 공연 전시 기획을 통해 지역예술가들과 다양한 창작자를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할 계획이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활용한 식당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어업 전진기지’로서 명성이 높았던 미조면과 미조항의 역사를 온전히 보존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이 부족했다는 자성을 바탕에 두고 냉동창고 재생사업을 대하고 있다. 또 이곳이 바로 어민들의 삶터와 직결되는 곳이기에 상업적 공간의 역할보다 누구라도 이용하고 쉬어갈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길어진 데 대해서는 “재생사업의 특성상 기존 시설의 정밀한 철거 기간이 필요하고, 수산물 냉동창고로 운영하던 곳이라 폐기물 처리량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배진호 관광경제국장은 “남해군의 최남단인 미조가 남해여행의 첫 시작점으로서의 역할도 새로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문화, 예술, 주민 소통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친 상업화는 지양할 계획”이고 “세계적 수준의 예술가들을 초청하면서도 이 공간이 지역 주민과 괴리되지 않고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조항 일대를 걷게 하는 동선…지역과의 상생 모색
‘스페이스 미조’ 내에는 총 7대 가량의 주차공간이 반영돼 있으나 그 근처 일대가 수산거점단지로 숱한 어선들이 드나드는 생업의 현장이다 보니 사실상 주차는 거의 불가하다는 게 현장을 다녀온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박종건 팀장은 “북항 주차장을 이용하게끔 안내하고, 이용객들이 ‘스페이스 미조’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미조항 일대를 도보로 이동해야 가능하게 동선이 디자인될 예정”이라며 “미조항 일대에서 조업하는 어업인들을 위함이기도 하며 이러한 어업현장의 생동감 있는 모습 자체가 여행객들에게는 미조항의 참모습을 느끼게 해주는 모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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