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인의 흥과 어깨춤, 산책하시는 어르신들의 허리춤 사운드트랙을 책임지는 음악은 단연 트로트다. 현재 트로트 전성기를 맞은 방송가, 그중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에서 단연 주목받는 가수가 있으니 바로 남해의 아들, 나상도씨다. 특유의 중후한 저음, 완벽한 노래실력, 무대를 들었다 놓는 퍼포먼스에 익살스런 표정연기까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확실하게 그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는 가수 나상도. 이에 나상도씨의 아버지, 서호마을 김환균 이장을 만나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14년, 김환균씨가 금탑산업훈장 수훈식에서 아들, 딸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2014년, 김환균씨가 금탑산업훈장 수훈식에서 아들, 딸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한창 전국적 인기몰이 중인 아들을 두신 바, 보통이라면 자랑하고 싶어 묻지 않아도 먼저 말씀을 시작하실 법도 한데 묵묵히 말씀을 아끼시는 모습에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어딜 가나 아들의 인기를 실감하지 않으시냐고. 이에 김환균 이장은 “둘만 모여도 나상도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아예 밖에 안 나간다. 면사무소에 갖다 둘 게 있어도 직원들 출근하기 전에 얼른 마당에 놓고 와버린다”는 조금 의외의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김 이장은 “사람들이 계속 나상도 얘기를 하는데, 괜히 내가 말을 보태서 없는 말들이 생겨날까봐 그렇다. 나중에, 결승까지 간다면 그때는 동네 뿐 아니라 전국의 남해 향우들이 힘을 모아줘야겠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조심스럽지”라고 말했다. 일반 시민인 랜선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기고, 만약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면 대국민 문자투표가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인만큼 혹시라도 자신이 사람들과 말을 섞는 과정에서 그 어떤 티끌 하나라도 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으로 닿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에서다. 

가수 나상도씨는 2011년에 데뷔, 2017년 싱글앨범 ‘벌떡 일어나’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에서 그 재능을 드러내던 나상도씨는 2018년 MBC 가요베스트 대제전 신인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증명했고, 2020년 하반기, ‘트롯신이 떴다2’로 명실공히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방영된 ‘트롯신이 떴다2’ 나상도씨 방송장면 캡처
지난달 방영된 ‘트롯신이 떴다2’ 나상도씨 방송장면 캡처
지난달 방영된 ‘트롯신이 떴다2’ 나상도씨 방송장면 캡처
지난달 방영된 ‘트롯신이 떴다2’ 나상도씨 방송장면 캡처

무명시절 나상도를 버티게 해준 힘, 아버지의 무한한 신뢰와 응원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짧지 않은 시절을 지낸 나상도씨가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스스로의 의지와 능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의 변함없는 서포트가 있었다. 김 이장은 “애가 오랫동안 고생을 했다. 될 듯 안될 듯 하던 시간 동안 참 마음이 아팠다”며, 아들이 긴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으로 ‘남해인의 저력’을 꼽았다. 
김 이장은 “아무래도 남해사람들이 끈기가 있지. 사실 애가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어했다. 내심 아이가 안정적으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하던 게 노랜데, 계속해야지 하면서 격려했다. 오늘만 보고 살거냐, 내일이 있는데.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하면서. 그렇게 오늘까지 온 거다. 아직 프로그램이 남아 있지만, 잘 될거라고 본다. 실력이 있고, 그동안 버텨오던 내공이 있으니까”라며, 무심한 듯 말씀하셨지만 느낄 수 있었다. 그 말에 담긴, 아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노래하는 건 오래된 내 꿈… 아들이 이어받아 기뻐

나상도씨가 어릴적부터 음악의 재능을 드러냈는지, 관련하여 기억나는 일화는 없는지 물었다. 이에 김 이장의 “전혀 몰랐다”라는 대답은 매우 예상 밖이었다. 김 이장은 “제일고 다닐 때 동아리에서 노래를 곧잘 불렀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서울에서 예술학교 다닌다고 했을 때도 작곡이나 음악공부를 한다는 줄 알았지. 그렇긴 해도, 가수가 되겠다 했을 때 놀라진 않았다. 내가 노래하는 게 꿈이었거든”이라며, 잠시 오래된 꿈을 추억했다.

옛날, 기타치며 노래하고 싶었으나 부모의 반대로 포기했다는 김환균씨는 그 꿈을 아들이 이어받았을 때 자신 역시 옛날의 그 부모처럼 반대를 했다지만, 내심 기뻤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가수의 길을 가겠다는 아들을 마냥 지지할 수 없어 반억지로 경상대에 등록시켰다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은 등록금을 반환하고 집에 돌아와 음악을 하겠노라 청했다고 한다.

“그 끼가 어디서 나왔겠나. 내 아들인데. 그러니까 밀어 줘야지”라며 덤덤하게 말씀하시는 김 이장님이다.

자랄 땐 어떤 아들이었냐는 질문에 김 이장은 “부모 속 썩인 적 없고, 검소하다. 그러면서도 잔정이 있는 애다. 말은 좀 없는 편이지”라며 부전자전의 면모를 보여준다.

아들이 스케줄로 바쁠까봐 전화도 잘 하지 않으며, 굳이 집에 오라고도 않는다는 김 이장님께 슬쩍, 말씀만 그렇지 아드님 엄청 챙기시는 것 같다고 하자 “하나뿐인 아들인데, 당연하지. 그냥 내색을 잘 안 할 뿐이다. 마음은 항상 아들한테 있다”며 고백을 하신다.

매 회 평가를 받고 살아남아야 하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나상도, 아들 김성철씨에게 지면을 빌려 응원의 한 마디를 요청드렸다. 

“성철아, 떨지 말고. 실력 발휘만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다.

끝까지, 완주해라.”

서면 서호마을 출신 가수 나상도씨(사진제공=JJ엔터테인먼트)
서면 서호마을 출신 가수 나상도씨 (사진제공=J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J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