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전 간부공무원이 모인 가운데 열린 ‘2021년 군정발전방안 토론회’ 현장
지난 1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전 간부공무원이 모인 가운데 열린 ‘2021년 군정발전방안 토론회’ 현장

남해군의 변화된 발전상은 과연 무엇일까. 어떤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때 남해 군정이 더욱 발전될 것인가. 이러한 고민이 점철된 ‘2021년 군정발전방안 토론회’가 지난 1일 남해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충남 군수와 홍득호 부군수를 비롯해 남해군청 국장과 소장, 과장 등 남해군 전 간부공무원이 모두 참석했으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 펼쳐졌다. 남해군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 안목의 선제적 정책에서부터 당면과제인 ‘2022 보물섬 남해방문의 해’를 성공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부서 업무와 무관하게 자유로이 논의됐다.

먼저 김용태 기획예산담당관은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을 대비해 ‘배후도시 개발 방향’을 지금부터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공단과 인접한 도심 과밀지역 대신, 여수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공기 좋고 풍광 좋은 남해가 새로운 주거지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제안이었다. 미리 행정에서 활용도 높은 터를 확보하는 등 기본 구상을 세워야 대형 SOC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종석 건설교통과장은 “설천면 감암에서부터 삼동면 전도까지 이어진 해안도로를 명품 관광 코스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감암~전도 해안도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해안경관과 다채로운 삶의 풍경이 녹아 있음에도 이를 관리하고 관광 콘텐츠화하는 데는 부족했다는 진단이다. 심재복 문화관광과장은 “2022년 남해방문의 해 대비 관광수용태세 개선이 절실하다”며 “기본적으로 도로 여건 개선이나 교통 편익, 먹거리 등 서비스개선, 콘텐츠 간 협력 등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여수나 순천, 사천 등 지역 간 연계를 고민해 이웃 관광객을 남해로 유도하게 하고, 우리 지역 대중교통의 친절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지명으로 돼 있는 버스를 번호제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영곤 보건소장 또한 남해바래길처럼 해안 일주 자전거 도로와 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광 및 청년정책이 농업 정책과 긴밀하게 맞물려가야 한다는 진단 역시 공통된 문제의식 중 하나였다. 박형재 재난안전과장은 유자 시배지인 남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유자 단지’를 조정해 관광과 접목한 농가소득 증대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양한 사고가 용인될 수 있도록 조직 내 소통 유연해야

군정이 달라지려면 먼저 조직 내부 소통과 더불어 조직문화 혁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 인식이 이날 토론회의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정춘엽 주민복지과장은 “조직이 유연하려면 여성 중심, 남성 중심의 사고나 의견이 아니라 다양한 사고와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조직환경이 중요하다. 지금은 군이나 읍면 모두 여성 비율이 40%이상임에도 아직도 남성 직원만을 요구하는 팀장이나 부서장이 있다”며 “조직 전체를 봤을 때도 부서장께서 여성을 요소, 요소에 배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남해군 조직이 더 유연하고 인력운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650명 중 287명이 여성으로 44%를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남성 중심의 사고로 행정이 움직였다면 이제는 항상 양방향으로 생각하고 나아가서는 다양한 사고나 의견이 나올 수 있는 환경, 언제든지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만 군민이 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수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직원들은 업무에 쫓기다 보면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을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부서장이나 팀장은 이런 직원들을 더 깊이 생각하며 격려해야 한다. 또 하나는 끌어내는 방법, 답하게 하는 방법이다. 신규직원들에게 물어보면 답을 잘 하지 않는다. 이 상태로 쭉 간다면 (세대 간) 벽이 쳐질 것이다. 90년대생, 80년대생 등등의 벽으로 둘러싸이기보다 언제든지 서로 말할 수 있는,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선 청년혁신과장은 내부의 혁신과 성장에 대해 “공모사업이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 사업이 끝났을 때 그 운영을 누가 할 것인가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사업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트렌드를 읽는 힘 등 내부적으로 조직역량강화를 통한 내실화가 필요한 것 같다”며 “경남도는 청년특별도, 교육특별도를 3대 과제로 삼아 매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혁신, 청년의 변화된 트렌드 교육을 한다. 도청의 간부공무원들은 교육 전에 그 특강 강사로 온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공부한다. 교육이나 워크숍 등은 나중 어느 부분에서 반드시 접목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팀장 이상, 7급 이하 모두 따로 또 같이 밖으로 나가서 업무와 접목한 워크숍과 교육, 벤치마킹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필요하다. 또 남해군 조직은 중간이 없다. 함께 성장하려면 역량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배진호 관광경제국장 역시 “강력한 실천시스템이 가동될 때 관행을 타파할 수 있다”며 “벽을 허물고 협업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수립하자”며 동감을 표했다. 홍득호 부군수는 “팀내 소통은 물론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게 혁신의 전제조건”이라며 “서로 간 부서 업무에 대한 의견 제시를 꺼리는 분위기부터 개선하자”고 당부했다.

장충남 군수는 “여러분과 군정을 함께 이끌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이 대단히 월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여기에 팀워크와 시스템만 잘 갖춰진다면 남해군청이 가장 훌륭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성근 재무과장은 예산 절감을 위한 방안으로 군내 용역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근 과장은 “2016년부터 5년간 군에서 계약한 용역이 총2300건, 그 금액만도 970억에 달하며 해마다 용역이 증가하고 있다. 용역의 방식보다는 용역이 꼭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되도록 경남도처럼 ‘용역심의위원회’를 두는 방법도 고민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밖에 △드론산업 발전에 따른 활용 방안(민원봉사과) △어촌인구 노령화에 따른 소규모 어항 장기적 이용계획수립(해양수산과) △소규모 공공시설 유지 관리 방안(체육진흥과) △폐기물 처리 선진화 계획(환경녹지과) 등의 토론 주제가 제시됐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