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시금치 출하기를 맞아 찬바람을 맞으며 들판에서 시금치를 캐는 농민들의 노고와는 달리, 최근 남해시금치 ‘보물초’의 출하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농가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올해 보물초의 생육환경이 좋아 출하량이 지난해에 비해 늘었고 전국적으로도 시금치의 수확량이 증가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물초’의 가격이 지난달 하순을 기점으로 급락하자 남해군은 지난달 27일 농업기술센터에서 보물초 가격 하락에 따른 민·관합동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행정, 농협, 시금치연합회 관계자 28명이 모여 시금치 가격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을 기점으로 농산물 가격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가락도매시장에서 시금치 10kg 벌크 상품의 평균가격이 전일 3만 172원에서 1만 5058원으로 약 50% 하향됐으며, 지난해 이맘 때 시금치 1kg당 평균이 2100원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평균 1000원대로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올해 11월 30일까지의 출하량을 보면 남해농협은 지난해 10만8035kg에 비해 5만kg이 증가한 15만2700kg 가량을 경매에 쏟아내, 1kg당 지난해 평균단가 2115원보다 429원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동남해농협에서도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9만kg 늘었으며, 새남해농협은 13만 5000여kg, 창선농협도 4만 8000여kg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각 농협의 경매 출하가격은 1kg 당 160원에서 많게는 840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대책회의 결과 관내 중매인들이 분석하는 전체 평균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최근 높은 강우량과 연일 14도씨를 유지하는 따뜻한 기온으로 인한 생육환경의 호조로 발아율 80% 이상과 시금치 웃자람현상이 심해 역대 최대의 물량이 공급된 점, ▲농가에서 벌크를 산지에서 작업할 시 선별작업을 전혀 거치지 않고 병해충이 든 시금치까지 포대에 함께 넣어 출하하는 점, ▲수도권 김장철로 인해 중매인들의 90%가 배추품목으로 넘어가 정상적인 시장가격의 형성이 어려운 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수도권 거리두기 방역지침으로 인한 외식 수요 감소 등이 꼽혔다. 

이와 관련해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태풍 등 자연재해로 시금치 생산량이 적어 어느 정도는 가격이 올랐지만 올해에는 시금치 생육조건이 너무 좋아 출하량이 많이 증가했고 도시의 소비도 감소 추세여서 가격 하락을 잡을 방법이 묘연하다”며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수요 확장을 기대하면서 추이를 좀 더 지켜 봐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대책회의에서는 당장 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농가의 자발적인 출하물량 조절 ▲출하 시 철저한 선별작업 이행 ▲행정 중심으로 농가의 실천사항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방송 ▲농협의 경매장 운영을 주 6일에서 5일로 운영하는 인위적인 물량조절 방안 등이 제시됐다. 또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즉시 자발적인 출하물량을 조절하는 안내 방송문을 읍면으로 긴급하게 발송했고 전체 읍면장에게 계도용 방송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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