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
하얀 블라우스 옷자락 쥐여
친정 갔었지, 이 길 따라서

뜨겁던 날에 핀
깨꽃, 꼬투리로 여물며
고갯길에 섰는데

구비진 길 닮아
굽어진 등허리
아들 잡았던 손에는
손기름 반질한
나무 지팡이

어디로 갈까
서성거리는 들길에
색 바랜 블라우스 자락
얼핏 잡아끄는 낯선 바람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