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은 넘쳐 소란스럽지만
빨랫줄에서 펄럭이며 수다를 떨던
일상은 그 입을 다문지 한참되었다

웃자라 늘어진 자귀나무 가지처럼
자신의 무게조차 힘겨운 나날
가벼운 것들은 모두 떠내려가 버리고
남은 것은 고질이 된 오래된 통증

삼년 가뭄보다 더 무서운 놈이
오랫동안 마당을 서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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