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들리는 계절이면
이별 교향곡 연주하는
숲으로 간다
긴 여름 나뭇가지에서
이슬과 비바람 녹음은
가랑잎 돛배 되어 여행 떠난다
가뭄에 목이 타는 시절
단풍 든 쇠음산*
묵은 공동묘지 가는 길
자주 갈 수 없었던 그 오솔길,
부고 소식을 듣고 찾은 조각공원
망치 소리 멈추었다
무수한 이별과 만남 속에서
무거운 돌 갈고 다듬었던 그 조각가
형상의 언어는 자리 지키고 있다
당신이 떠난 자리 늘 허전하고
계절의 끝자락에 이제사 고별의 술잔,
향 연기 속에 꼬리 잘라 올림
* 김동환 : 설천면 금음리에서 작품 활동을 하였던 조각가
(1949. 5.∼2020. 2 별세)
* 쇠음산 : 남해군 설천면 금음리의 뒷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