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태 경 농학박사(농업경영경제 전공)
강 태 경 농학박사(농업경영경제 전공)

고향 남해의 농촌과 농업이 날로 기울어져 가는 슬픈 모습을 보면서, 일본 유학시 전공한 지식을 포함한 30년의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관계자들에게 농업개선책을 전달하고자 기고한다. 

역대 우리 정부의 농업정책은 대농국의 자본주의 시장체제에 얽매여, 소농국의 영세농업을 그대로 방치해 버리고, 수입산 농산물에 의존하게 해, 우리 농촌과 농업을 쇠퇴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수입산 농산물이 국민들을 비만체질로 만드는 것도 정부는 방조하고 있다.
필자가 절감하는 한국 농업을 위한 3대 과제는 농민들의 각자도생적 농사를 지양하고, 생산협동조합을 조직하는 것과, 정부(중앙·지방)의 농업정책을 시대에 맞게 개발하는 것, 소비자와 유통업자의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등이다. 지금까지 이 3계층은 각자도생적 경쟁으로 대농국의 시장체제에 예속되어, 소농국의 가족경영과 농업을 취약하게 했다. 

특히 정부는 그런 영세농업의 구조개선책도 없이 산발적 농자금 융자지원이나, 미곡 중심의 생산·수매· 가격정책에만 치중한 것이다. 이런 우매한 흐름을 뉘우치고, 미래 국민의 에너지인 식량을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자국농업기반을 튼튼하게 보존시켜, 건실한 농업경영을 구축해가도록 정부와 생산자, 소비자가 일체가 되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금후의 국제화 시대에는 소수의 대농국 농산물이 양적으로 감소해 가격상승(공급독점)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그 하나의 예로서, 세계 농산물 수출 1위인 미국은 경영자 백인과 종업원 유색인 모두가 감소해서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농업통계자료와 남해군의 통계자료, 그리고 일본 농민들의 생산조직 사례 등을 참고하여, 다음의 5개 생산조직 모형을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이 5개 모형을 적응하는데는 각 마을의 농토 환경과 노동력 실태, 경작 실태를 참고해야 한다. 특히 동민들의 협동정신 수준도 감안해야한다.

첫째,「자립(自立)경영 모델」이 있다. 하나의 농가가 자경지와 차입경지를 합해서 2~2.5정보(6,000~7,500평)를 경작할 수 있고 밭 경지도 경운기나 트랙터로 경운할 수 있으면, 밭에는 1모작으로 콩, 깨, 호박고구마, 2모작으로는 마늘, 시금치 등으로 재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논에는 1모작에 벼, 2모작에 마늘로 재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기계는 경운기, 소형 트랙터, 4조식 이양기, 콤바인 등 각 1대씩 보유하고, 노동력은 부부 2명과 보조 1명으로 경작할 수 있다. 마늘재배는 파종기를 차용하면 보다 능률적이다. 농업소득(생산비-경영비)은 300평당 시금치는 192만5천원, 마늘은 141만5천원~2백만원, 콩은 56만원, 쌀은 67만5천원 등을 근거로 작물별 재배면적에 따라서 총 소득이 산출된다. 연간소득은 2018년 기준으로 약 2~3천만원 예상된다.

둘째,「협업(協業)조직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소수 농가로 조직한 법인체다. 4~5농가로 구성한 전(田) 및 답(畓)의 총 면적은 약 5~10정보(15,000~30,000평)로서, 가족노동력으로 경작할 수 있는 기준이다. 경운기, 4조식 이양기는 각 2대씩, 중형 트랙터와 콤바인은 각 1대씩 보유하고, 작물은 1모작과 2모작을 노동력에 따라서 선택한다. 농기계는 이미 소유한 자의 것과 법인체 구매로 보유하고, 노동소득과 토지지대, 자본이자는 제공자의 분량에 따라서 기본료를 정하고, 이익금 배당은 균등분배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공동(共同)조직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소수 농가의 공동투자와 공동조직체이다. 조직농가의 경지조건과 노동조건이 비슷한 수준끼리 조직하고, 2~3 농가의 경지규모는 5정보 규모로서 소득과 이익 분배는 투자경지와 투하노동량에 기준한다. 공동 투자, 공동 생산, 공통 관리, 공동 분배의 원칙을 준수하고, 약간의 차별이 있는 경우는 합의에 의해서 처리한다. 이 모델은 친척끼리, 또는 친한 친구끼리의 농가로 조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협동(協同) 조직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마을 내의 다수 농가가 참여하는 조직이다. 마을에서는 농가에 따라서 경지 위치, 논과 밭의 규격, 규모, 토양 상태, 노동력 유·무, 노령자, 성별 등등의 다양한 차이가 있다. 이 다양한 여건을 조직체에 제공하고, 생산과정에는 주동적 역할자와 보조적 역할자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 비용발생 여건과 분배 여건에 상세한 규정을 만들고, 그 규정을 충분히 논의한 후, 채택된 규정에 따라서 조직하고 활용하여, 분배에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이 협동조직은 농촌과 농업을 보존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다섯째,「농업공사(公社)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지방관청과 농민이 공동투자로 공동 경영하는 모델이다. 1970년도에 일본의 한 지방(도치키현)에서 발생한 모델인데. 노동력 부족과 휴경지 증가, 생산비 상승 등의 원인 때문에 생긴 것이다. 소수인이 트랙터와 관계 농기계로 1모작에 벼, 2모작에 보리와 밀을 생산하고, 수확한 곡물은 민수와 관수로 판매하여, 수익 분배방식은 토지제공자에게는 지대, 노동제공자에게는 임금, 각종 농기계와 농업자재는 관청이 부담했다. 이익 분배는 공사유지에 우선하고, 관청에는 세금 수입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지역에 따라서 이 공사 모델을 연구하여 추진할 때가 왔다고 보아진다.

이상의 5가지 농업조직모델은 일본에서는 70년대에 추진해 있었고, 한국에서도 영농조합법인체와 농업회사법인이 각 도에 설립되어 그 수가 매 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이유는 정부지원이 소극적인 데 있다. 필자가 평가하는 전술한 5가지 모형을 조직하여 운영할 수 있는데는 지방관청의 역할이 중요시된다. 관청에서 농기계 구입자금 지원을 연리 1% 수준에서 2~3년 거치기간을 주고, 이후 5년간의 상환기간으로 하면 바람직하다고 본다. 생산한 농산물은 판매 조직을 갖춰 도시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꾸준히 광고ㆍ홍보해 판매망을 확보하면 된다.  

남해군청과 군의회, 농협, 농민단체가 전기 5형의 모델을 마을의 경지 상태와 노동력 등을 조사하여, 시범적 모델을 택해서 추진해 보는 것이 시대적 필수 과제라고 보며, 정부의 재정이 비생산적인 곳에 투입되고 있는 시대에 지방자치기관은 생산적이고 지방발전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또한 이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는 선진적 사고와 용기, 활동이 절실한 시대라고 본다. 이렇게 되면 우리 고향은 농촌과 농업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인구 감소는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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