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길’의 업그레이드판이라 할 수 있는 ‘바래길 2.0’이 다시 남해를 굽이굽이 수놓는다. 
지난 22일 임시개통 선포식을 시작으로 ‘바래길 2.0’은 도보 여행의 명소로 그 출발을 알렸다. 지난 22일 열린 시범개통 선포식은 최근 인근 지자체에서 코로나 19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비대면 행사로 축소해 진행됐다. 당초 남해문화센터 앞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개막식은 전면취소됐고, 남해읍 공용터미널 앞 ‘바래길 2.0 종합 안내판’ 제막식만 진행됐다. 예약 참가자 150여 명은 별도의 출발 신호 없이 삼삼오오 흩어져 거리 두기 걷기로 출발했다. 

이날 제막식에서 장충남 군수는 바래길 2.0 완보자 3명에게 완보 인증서와 인증 배지를 전달했다. 장 군수는 “남해 바래길 2.0이 세계적인 명품 도보 여행지로 부상하는 첫 출발점”이라며 “바래길2.0을 기획하고 준비해준 ‘바래길사람들’과 담당 직원분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다. 무엇보다 기꺼이 길을 내어 주시고 바래길에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군민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 올린다. 군민 모두가 이 길을 가꾸어 나가고, 전국의 도보 여행객들께서 바래길을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2~3년이 지나야 바래길 2.0이 당초 기획했던 모습으로 틀이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1년 동안 바래길 전 구간에는 이정표와 안내판 등이 새롭게 부착될 것이며, 길 위에 많은 이야기들이 흩뿌려질 것이다. 굳이 임시개통 선포식 이후 1년여간의 시간차를 두고 ‘정식 개통’을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만들어지는 ‘길’의 의미와 부합할 뿐 아니라, 더욱 완성도 높은 코스를 선보이기 위함이다.

남해군 윤문기 바래길 팀장은 “2~3년이나 걸린다니 너무 길다고 걱정할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전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순례문화가 무려 1천 년을 넘었다. 1천 년 세월을 통해 그들은 지속적으로 탐방문화와 걷기 여행 시스템을 발전시켜서 지금의 명품 길에 이르렀다. 남해바래길2.0이 최고의 길이 되는데 천년은 걸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멈춤 없이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본선 1코스에 해당하는 ‘바래오시다’길을 걸었다. ‘바래오시다’길은 총 12.2㎞에 달하는 길로 남해공용터미널에서 출발, 남해어시장을 지나 청년창업거리, 남해유배문학관을 지나 습지생태탐방로, 쇠섬입구 등을 거쳐 해안도로로 이동면 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완주한 한 군민은 “혹여나 취소될까 전전긍긍했는데 다행히 축소해서라도 진행돼 오랜만에 걷기의 참맛을 봤다”며 “유배문학관에서 응원의 노래 공연을 듣고, 습지생태탐방로의 갈대와 쇠섬의 새들을 만나는 동안 내가 사는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새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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