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페인팅
피지컬컴퓨팅
쿠킹클래스
제과제빵 체험

지난주 금요일, 정보고 교문을 들어서자 말끔하게 정돈된 운동장과 화단이 객을 맞는다. 본관과 별관 사이, ‘아띠아름’이라 이름 붙여진 아담한 공간에서는 고소한 팝콘냄새와 함께 ‘추억사진 즉석인화’, ‘음료 및 간식코너’라고 쓰여진 작은 간판들이 학교를 찾아온 이들에게 따스함과 웃음을 준다. 도우미 명찰을 단 학생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각각의 교실에서는 남해여중 3학년 학생들이 그 어느때보다도 진지한 눈빛으로 체험에 임하고 있었다.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교장 한규범)가 개최하는 ‘2020 재학생과 함께하는 진로직업·취업캠프’가 시작됐다. 이번 캠프는 지난 13일부터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며, 주제는 ‘나를 발견하고 나를 바꾸는 특성화고등학교’이다. 13일에는 남해여중, 19일 남해중, 이후 해성중과 설천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캠프는 예비 고등학생들에게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탐색과 역량강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미래의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인식 변화를 목적으로 한다. 
본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진로 및 취업 탐색활동에 있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일제로 운영되어 학생들에게 충분한 시간동안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정보고의 첨단 기자재를 활용해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 안전교육 및 방역수칙 준수로 안전한 체험이 될 수 있도록 준비됐다. 

참여 학생들은 제과제빵, 쿠킹클래스, 피지컬컴퓨팅(컴퓨터 센서를 이용한 생활용품 만들기), 칠보공예, 도자기페인팅, 금속공예(은반지 만들기) 중 미리 2개를 신청해 오전, 오후 각 150분 동안 활동을 진행했다. 점심시간에는 드론날리기대회가 펼쳐져 드론 비행체험과 동시에 유쾌한 시간을 선사했다. 또한 프로그램 내내 진로진학 상담 코너가 함께 운영되어 학생들의 궁금증을 그 자리에서 해결해주고, 진로 결정에 조언을 줌으로써 참여 학생들은 세심하게 준비된 배려를 받을 수 있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1인미디어 시대에 호응한 ‘영상미디어콘텐츠센터’도 완공 앞둬

정보고 서남호 교감은 “이번 캠프는 특성화고를 알려서 신입생을 유치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개선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오늘 캠프를 통해 특성화고에서는 어떤  분위기에서 학습을 하는지, 그리고 장래 직업에 대해서도 간접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서 교감은 정보고의 학과과정과 특장점으로 “1학년은 공통과정, 2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정보처리, 식품가공, 멀티미디어과 중 선택하여 전공 수업을 듣는다. 우리 학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서 전공이 아니어도 다른 과 수업을 듣고, 학점으로 인정되어 졸업이 가능하다. 앞으로 비대면, 1인미디어 분야가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이고, 그에 발맞춰 ‘영상미디어콘텐츠센터’가 곧 완공을 앞두고 있다. 동아리 형식으로 학생들이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작업과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업의 관건은 자격증, 시험경비 일체 지원… 실패의 비용 걱정 없이 적극 도전해

올해 정보고의 신입생 모집 슬로건은 ‘일취월장(日就月丈)’이다. 한규범 교장은 “일찍 취업해서 월급받고 장가(결혼)가자, 라는 의미를 담아 재미있게 만들어 봤다. 취업에는 특성화고가 답이다. 우리 학교의 장학제도, 학과교육, 고교학점제, 그리고 자격증 뒷받침 제도로 가능하다. 이전까지는 학생들이 자격증을 따 오면 장학금을 지급하는 식이었는데, 사실 자격증 시험을 치는 데만도 꽤 많은 비용과 의지가 필요하다.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지레 시험을 포기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시험을 치는데 필요한 교통비, 원서접수비 등 비용 일체를 학교가 지원할테니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전하도록 했다. 그렇게 했더니 아이들이 눈에 띄게 시험을 치러 가고, 또 많이 따 온다. 따면 또 장학금을 지급한다. 올해 3학년 학생 하나는 이제까지 형편도 어렵고, 자신도 없어서 지난 2년간 자격증 하나 따지 못했는데 이 제도가 생긴 뒤로 세 개를 연달아 따 냈다. ‘실패해도 괜찮아, 또 도전하면 되지’ 하는 든든한 안정감을 학교가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9월에 부임하여 그동안 아이들과 친해지고 신뢰를 쌓는 일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는 한 교장은 “취임 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교문에서 아이들을 맞았다. 처음에는 애들이 쳐다도 안 봤는데, 이제는 먼저 와서 하이파이브하고 간다. 교문 인사는 아이들의 매일을 살펴보고 싶어서다. 누군가 교복을 안 입고 왔다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음을 이제는 안다. 부모님이 생업에 바빠 아이들을 제때 챙겨주지 못하는 가정이 많은데 우리 교육자들이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이야기에 긍정해주면 아이들도 마음을 열고, 함께 쌓은 신뢰에서부터 좋은 학교생활, 교우관계, 나아가 성취까지 이어진다”며 함께 일하는 교직원들과 학교를 돌보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우리 학교는 유리한 내신성적 관리로 대학 진학도 수월하고, 취업 및 가업승계, 창업까지 학교가 적극 교육하고 지원한다. 학생의 가능한 모든 미래를 대비하고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곳, 우리 남해정보고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앞날을 설계하고, 결정하는 것은 성인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과정에서 내면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힘은 무엇보다 스승으로부터의 신뢰와 사랑, 그로부터 자라나는 생의 긍정과 자신감이 아닐까. 재량휴업일인 이날 자원해서 도우미로 나와 후배들을 돕는 정보고 아이들의 표정이 밝고 유쾌하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이 아이들이 펼쳐 보일 미래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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