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관광축제 아카데미 워크숍’이 지난 20일 서면종합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지역 내 민간 축제 추진위원들이 참여했다. 사진은 이날 강연 중 특히 인기를 끌었던 모세환 대표의 모습
‘남해군 관광축제 아카데미 워크숍’이 지난 20일 서면종합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지역 내 민간 축제 추진위원들이 참여했다. 사진은 이날 강연 중 특히 인기를 끌었던 모세환 대표의 모습

코로나19라는 대대적인 변수로 인해 올해 관광산업 중 특히 축제 분야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장기화된 이 변수를 두고 언제까지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치를 시행했고, 남해군 관광정책팀 또한 그동안 시행하지 못한 ‘관광축제 아카데미 워크숍’을 열어 지난 20일, 서면종합복지회관 3층에서 군내 민간 축제 추진위원회 임원들과 읍면 축제담당 공무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홍득호 부군수는 “오늘 마련된 관광축제 아카데미는 민간 위원들의 역량 강화 및 지역 특성을 살린 콘텐츠 개발을 유도하는 등 축제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이끌 ‘주민주도 축제 운영’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전국적인 축제 취소로 인해 선진지 견학을 하기 어려운 아쉬움을 해결코자 교육과정을 더 알차게 추가한 것으로 안다. 모쪼록 전문가의 강의를 통해 지역활성화를 위한 주민주도 축제 운영 등의 방안을 찾는 소중한 시간이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마늘&한우’는 와닿지 않는다…재밌는 ‘부차 캐릭터’ 찾자
‘1차 산업 및 지역활성화를 위한 축제방안’이라는 주제로 첫 강의를 맡은 ㈜레드기획 서성용 대표는 “거주지를 떠나 반드시 돌아올 목적을 지니고 즐겁게 노는 게 관광이라 하며 관광자원은 자연관광자원, 인문 관광자원, 복합관광자원으로 나뉜다. 관광시장이 세분화되어 누구를 대상으로 홍보할 것인가 타겟팅이 분명히 이뤄져야 하며 요즘은 ‘부차 캐릭터(보조캐릭터, 2차캐릭터)’라는 말이 유행이듯 지역 이미지 소비시대인만큼 재밌고 인상적인 ‘부캐’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성용 대표는 화천 산천어축제를 예를 들어 “같은 축제여도 불과 몇 년 전과 후의 평가가 다르다. 갈수록 축제의 경제성과 친자연적, 혹은 환경적 성격에 대한 잣대가 엄격해지고 있다. 시대 흐름을 잘 읽어나가야 한다. 또 기획 없는 축제, 마케팅 전략이 없는 축제, 킬러콘텐츠가 부족한 축제, 향토성 또는 산업과의 연계가 없는 축제, 믿음이나 철학없이 타 축제를 모방하는 축제 등이 실패하는 축제”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강진의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프로젝트처럼 주민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축제, 말레이시아 ‘다크 케이브’투어처럼 20명 단위의 소규모 팀을 대상으로 울퉁불퉁한 어둔 동굴을 걷게 하고 실제 서식하는 거미와 벌레를 직면하게 하는 등 친자연적인 축제, 명확한 주제와 철학,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정확한 목표 설정으로 관광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가자”며 마무리했다.

1만명이 100번 찾는 남해… ‘심적 만족’과 ‘연대의 힘’
‘주민주도 축제의 힘’에 대해 강연한 순천시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 모세환 대표는 “우리가 원예예술촌을 가는 이유는 잘 가꿔진 꽃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가드너가 경험한 감정을 경험하기 위해서가 아닐까”라며 “예술은 손으로 만든 작품이 아니라 예술가가 경험한 감정의 전달”이라는 톨스토이의 명언 인용으로 물꼬를 텄다. 이어 모 대표는 “기존엔 뭘 잘 만들어서 팔려고 하는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주민들이 경험한 감정을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축제나 관광을 접근해야 한다”며 “관광(觀光)은 빛을 본다는 뜻이며 여기서 빛이라 함은 문화다. 남해관광을 왔다면 남해의 뭘 경험해야 좋다고 생각하겠는가. 남해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상의 삶을 내내 보여줄 순 없으니 축제기간 동안 압축해 우리 남해의 삶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하는 시대가 지났다. 이제는 마인드 마크(mind-mark)시대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심적 만족을 통해 행복한 삶의 질을 추구하는 마인드 마크 시대, 심적 만족이 축제와 관광의 핵심”이라는 것과 “단순한 즐거움이 아닌 배울 가치가 있는 즐거움의 상징으로 ‘에듀테인먼트’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인종과 지역, 성별 등 모든 차별을 초월한 글로벌한 연대를 표현한 코카콜라 광고나, 독일 드레스덴의 기념품 시계 등을 예로 들며 “그 많던 공동체가 사업이 끝나면 와해되는 걸 수없이 봤다. 남해군 축제라고 남해사람만을 생각하지 말고 코카콜라의 광고에서 볼 수 있듯 크게 봐야 한다. 부산에서 목포까지 관광벨트 만들지 않나. 목포사람들이 남해로, 울산사람들이 남해로 오게 이들을 엮어낼 남해안벨트의 중심 컨텐츠를 남해사람이 만들어내야 한다. 일례로 남해에서 만든 ‘남해라면’, ‘유자라면’이 전 세계로 비대면-온택트 판매로 팔리도록 하는 것이다. 100만명이 한번 오는 남해가 아니라 1만명이 100번 오는 남해를 만들려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드레스덴 사람들이 도시 재건과 복원을 위해 모은 성금, 전쟁의 상징인 돌조각을 새겨 만든 기념품 손목시계에서 찾을 수 있듯 연대의 힘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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