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돌창고에서 관객을 맞은 ‘석류’
시문돌창고에서 관객을 맞은 ‘석류’
두모마을의 팜프라촌 마당에 놓여진 ‘복숭아’
두모마을의 팜프라촌 마당에 놓여진 ‘복숭아’

남해의 커뮤니티 집단, 돌창고프로젝트(대표 최승용)와 팜프라(대표 유지황)가 경남 도립미술관(관장 김종원, 창원 소재)의 특별 기획전에 참가한다. 
오는 22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가 도립미술관 전관에서 개최된다. 미술관 1층과 2층에서는 본 전시가 열리고, 3층에 조금 색다른 전시가 마련되었다. 경남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네 팀–공유를위한창조(거제), 비컴프렌즈(양산), 돌창고프로젝트(남해), 팜프라(남해)-이 자신들의 활동상을 소개하는 전시, <별유천지(別有天地)>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들은 가감없는 자신들의 일상과 활동의 목표를 보여줄 것이다. 소통과 협업은 일상이었고, 목표는 조금 더 가치 있고 희망적인 세상, 즉 ‘별유천지’이다. 이는 관객에게 가 닿아, 삶의 가치와 가능성을 깨닫고, 자신만의 ‘별세계’을 꿈꿔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지역에서 문화와 예술로 삶의 방법을 모색”하는 돌창고프로젝트는, 이번 전시에서 그들이 가장 지향하는 목표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더 많은 청년들이 문화 인프라를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그 선구자로서 기반을 다져가는 돌창고프로젝트는, 남해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모았다고 전한다. 아직은 먹고 살기 쉽지 않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는 돌창고프로젝트. 이들의 이야기가 설치작품 ‘다랭이논’ 위에서 이미지와 아카이브로 소개된다.

“도시에서 지역으로 삶의 전환을 꿈꾸는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촌 인프라”, 팜프라는 촌에서도 다양한 삶의 모습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정책의 변화를 모색하는 한편, 그들이 귀히 여기는 가치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이웃과의 관계’가 있다. 마을 사람들과의 식사, 작은 축제, 일상 속에서의 대화들을 통해 배우고,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팜프라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삶이 소개되며, 그들의 고민과 바람을 공유한다. 이렇게 소개된 이들의 삶이 또 다른 이에게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 
김종원 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그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여러 방식들을 도입한 첫 행사라 그 결과가 사뭇 기대된다”며, “삶이 축제가 되는 현장을 목격함과 동시에 축제 뒤에 감춰진 아픔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살어리 살어리랏다>와 연계하여 현재 ‘최정화의 과일여행’ 프로젝트가 경남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코로나19로 실내 관람이 중지된 상황에서 작품이 야외에서 시민들을 찾아가게 하자는 발상의 ‘과일여행’, 그 9점의 조형물 중 ‘석류’와 ‘복숭아’가 각각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시문돌창고와 팜프라에서 사람들을 맞았다. 

돌창고 관계자는 “뭔가 커다란 게 마당에 있으니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많이들 보고 갔다. 이게 대체 뭔지 손님들끼리 내기를 하기도 하며 작품을 즐기는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팜프라 관계자 또한 “마을에 문화를 접할 기회나 공간이 없다 보니, 특히 어르신들이 재미있게 보고 가셨다”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우리 삶을 잠식하고 있던 동안, ‘미술관’은 어쩌면 가장 일상 너머에 있던 단어인지도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었고, 그동안 우리는 ‘일상’과 ‘생업’에 이미 충분히 열심이었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운 지금, 도립미술관으로 나들이를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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